[이데일리 마켓in 이건엄 기자] 최근 회생절차가 취소된 기아(000270) 1차 협력사 현성테크노가 시장에 매물로 나왔다. 대주주가 보유하고 있던 지분을 채권자들이 승계받고 매각을 전재로 한 회생계획안을 다시 제출하기 위해 다수의 전략적투자자(SI)와 논의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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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성테크노 자회사 현성오토텍 공장 내부 전경.(사진=현성오토텍 홈페이지 갈무리) |
25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현성테크노 채권자들은 대주주인 창업주 일가로부터 지분을 승계받을 예정이다. 채권자들은 공증을 통해 확보한 지분 승계 계약을 바탕으로 실현 가능성이 높은 회생계획 재추진을 통한 정상화를 도모할 계획이다.
채권자들은 지분 승계가 완료되는 대로 제 3자에 지분을 매각하는 계획을 포함한 새로운 회생계획안을 제출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현재 복수의 SI와 협상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에서는 현성테크노의 재무상황 등을 고려했을 때 매각가로 70억~100억원 안팎을 예상하고 있다.
앞서 현성테크노는 지난 20일 광주지방법원에서 기존 회생계획안이 관계인집회에서 부결되면서 회생절차가 공식 취소됐다. 금형 제조를 주력으로 하는 현성테크노는 기아 1차 협력사인 현성오토텍을 자회사로 두고 있다. 두 회사 모두 지난해 상반기 회생절차 개시 결정을 받은 바 있다.
현재 유력한 인수 후보로는 현성테크노와 마찬가지로 광주에 기반을 둔 A사가 거론되고 있다. A사는 신성장 동력 확보를 위해 최근 자동차 부품 사업에 힘을 싣고 있다. 현성테크노 인수를 통해 기아 협력망 진입은 물론 생산 역량 확대를 꾀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한 IB업계 관계자는 “채권자들의 지분 승계는 공증을 완료해 순조롭게 진행 중”이라며 “A사를 포함한 복수의 SI들이 인수 의향을 보이고 있어 매각 작업 역시 속도를 낼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현성오토텍은 2023년 11월 만기 어음을 상환하지 못해 당좌거래가 중지됐다. 매출 다각화를 명분으로 추진한 신규 사업들이 성과를 내지 못하고 오히려 부담만 가중시키면서, 재무건전성이 크게 악화된 끝에 부도로 이어졌다. 특히 창업주 김창수 대표가 무리하게 추진한 부동산 시행사업의 프로젝트파이낸싱(PF)에서 문제가 발생한 것이 결정적인 원인으로 작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