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30일 경북 경주 APEC 정상회의장에서 열린 이재명 대통령과 한일 정상회담에서 자리로 향하며 태극기와 일장기를 향해 예를 표하고 있다. 뉴시스
대통령실은 이재명 대통령과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의 첫 한일 정상회담이 시종일관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 진행됐다고 밝혔다.
다카이치 총리는 이날 회담이 개최된 경북 경주 화백컨벤션센터 내 회담장에서 이 대통령과 웃으며 악수를 나눈 뒤 태극기를 바라보며 고개를 숙여 예를 표했다. 평소 마거릿 대처 전 영국 총리를 ‘롤모델’이라고 밝혀온 다카이치 총리는 이날 대처 전 총리가 즐겨 입던 파란색 재킷을 입었다.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30일 경북 경주 APEC 정상회의장에서 열린 이재명 대통령과 한일 정상회담에서 자리로 향하며 태극기를 향해 예를 표하고 있다. 뉴시스
이 대통령은 다카이치 총리를 처음 만나 “총리 선출을 진심으로 축하한다”며 “특히 일본 역사상 첫 여성 총리라는데, 거기에 대해서 각별한 의미를 부여하고 진심으로 축하한다”고 인사했다. 이어 “이곳 경주는 (다카이치) 총리의 고향인 나라처럼 고대 동아시아의 인적, 문화적 교류를 꽃피우던 중심지”라며 “한일 양국은 수천 년 전부터 사람과 기술, 사상과 문화의 교류를 이어 왔다”고 했다. 다카이치 총리도 “환대를 해 줘서 감사하다”며 “조금 늦었지만 올해 6월 대통령에 취임한 것을 축하한다”고 인사했다. 이어 “총리로 취임하고 나서 곧바로 만나 뵐 수 있어서 반갑게 생각한다”고 했다.
대통령실 강유정 대변인은 회담 후 브리핑에서 “일본과의 비공개 회담은 이 대통령의 농담으로 화기애애하게 시작됐다”고 했다. 강 대변인은 “이 대통령은 다카이치 총리가 자신의 꿈을 모두 실현했다면서 ‘드럼, 스킨스쿠버, 오토바이 (취미가) 그것’이라고 말해 다카이치 총리를 비롯해 참석자들이 모두 웃음을 터뜨렸다”고 말했다. 다카이치 총리는 1992년 발간한 자서전에서 대학 시절 오토바이를 타고 왕복 6시간 거리를 통학했으며 헤비메탈 밴드에서 드럼을 쳤다고 소개했다.
이재명 대통령과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30일 경북 경주 APEC 정상회의장에서 열린 한일 정상회담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이 대통령은 이날 다카이치 총리가 취임 기자회견 당시 언급한 한국산 김과 화장품을 선물하기도 했다. 이날 정상회담은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열린 약식 회담인 만큼 선물을 교환할 필요가 없었지만 처음 한국을 방문한 다카이치 총리를 위해 특별히 선물을 준비한 것. 이 대통령은 앞서 지난달 이시바 시게루 전 일본 총리의 마지막 방한 당시엔 철도 마니아인 그를 위해 KTX 모형을 선물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카이치 총리는 이 대통령의 고향인 경북 안동과 자매결연을 맺은 가나가와현 가마쿠라시가 제작한 바둑알을 선물했다. 올 6월 이 대통령 당선 직후 더불어민주당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이 대통령의 취미는 바둑, 독서, 낚시, 등산, 걷기 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