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사고로 골반 손상…보험금 청구하자
보험사, 과거 분만 기록까지 샅샅이 조사
“원래 골반이 좋지 않았다”…채무부존재 소송
교통사고 피해자들을 무기력하게 만드는 보험사의 전략 중 하나는 바로 사고와 부상 사이의 인과관계 부인입니다. 사고로 인해 분명히 몸이 망가졌는데도 보험사들은 피해자의 과거 진료 기록을 샅샅이 뒤져 원래 아팠던 것 아니냐며 책임을 회피하곤 합니다.
심지어 과거의 출산 이력이나 가벼운 염좌 치료까지 들춰내며 사고와의 연관성을 전면 부인하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전해집니다.
보험사가 사고와 부상 사이의 인과관계를 부인했지만, 사고 직후 나타난 의학적 증상과 정황을 감안해 인과관계를 인정하고 보험사에게 손해배상금(2500만원) 지급을 명한 법원의 판결이 최근 나왔습니다.
사건은 2022년초 부산의 한 교차로에서 발생했습니다. 피해자 A씨는 당시 차량 조수석에 탑승해 정상적으로 좌회전을 하던 중이었습니다. 이때 옆 차로인 좌회전 전용 차로에서 신호를 위반하고 무리하게 직진하던 가해 차량이 A씨가 탄 차량을 그대로 들이받았습니다.
이 충격으로 A씨는 좌측 골반골 천장관절 손상이라는 큰 부상을 입었고, 결국 대학병원에서 평생 장해를 안고 살아야 한다는 영구장애 판정까지 받게 됐습니다.
그런데 가해 차량의 보험사는 순순히 손해배상을 해주지 않았습니다. 보험사는 오히려 A씨를 상대로 손해배상 책임이 거의 없다며 법원에 채무부존재확인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보험사가 내세운 핵심 주장은 A씨의 골반 손상이 이번 교통사고와 아무런 인과관계가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A씨가 과거 두 차례 교통사고로 요추 치료를 받은 적이 있고, 제왕절개 분만 이력도 있으니 현재의 골반 상태는 사고 때문이 아니라 원래 약했던 기왕증 탓이라는 주장이었습니다.
그러나 법원은 A씨의 의무기록을 감정한 결과를 토대로 보험사의 주장을 반박한 뒤 A씨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재판부는 사고 이후 A씨의 골반 부위 영상 검사에서 급성 외상성 손상에 의한 변화가 확인된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교통사고와 골반 손상 사이에는 확실한 인과관계가 존재한다고 못 박았습니다.
다만, 과거 치료 이력을 감안해 기왕증 기여도 10%로 인정했습니다.
한세영 법무법인 한앤율 변호사는 “교통사고 이후 개인적인 사정으로 병원 방문이 늦거나 제대로 치료를 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런 경우 보험사로부터 교통사고와 부상 사이에 인과관계가 없어 손해배상이 어렵다는 통보를 받는 사례가 종종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한 변호사는 “이런 경우 가급적 사고 이후 빠른 시간 내에 병원 방문을 해 근거를 남기고, 만약 병원을 옮기게 된다면 전원한 병원의 의료진에게 치료 경과와 통증의 변화를 구체적으로 알려 기록에 남도록 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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