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직장인 A씨는 출근 전 선크림을 바르다 남은 양이 얼마 없다는 것을 알게 됐다. 예전 같으면 곧장 올리브영 애플리케이션(앱)을 들여다봤겠지만 올해는 달랐다. 점심시간 회사 근처 다이소에서 선스틱·선쿠션을 함께 샀다. A씨 검색창엔 이미 '비건 선쿠션', '노세범 선스틱', '이지워시 선크림' 같은 검색어로 가득했다.
선케어 검색량 5~6월 집중…선스틱, 7월에도 지속
자외선 차단지수만 확인하던 선케어 시장이 가격·제형·성분·사용감을 따지는 탐색형 소비 무대로 변했다. 29일 한경닷컴과 검색 데이터 플랫폼 컨슈머인서치가 최근 3년간 네이버 검색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선케어 시장에선 한여름 재구매 수요뿐 아니라 가성비 채널 부상, 기능·성분별 미세 수요 확산 등의 흐름이 동시에 포착됐다.
선케어 전체 검색량은 대체로 매년 3월 급증해 5~6월 고점을 찍은 뒤 7월을 기점으로 줄어든다. 하지만 지난해엔 7월에도 높은 검색량이 이어졌다. 당시 폭염일수는 14.5일로 평년과 비교해 3배 이상을 나타냈다. 여름이 길어지면서 초반 구매를 넘어 한여름 추가 수요가 발생한 것으로 풀이된다.
자외선 차단 원리별로는 화학적 차단제인 유기자차, 물리적 차단제인 무기자차 같은 유형을 특정하지 않은 검색이 매달 84~90%를 차지했다. 이 외엔 유기자차, 무기자차, 혼합자차 순으로 검색량이 많았다. 유기자차는 여름보다 가을·겨울에 검색 비중이 커졌다. 백탁이 적고 수분감이 높은 특성이 건조한 계절에 맞는 스킨케어 수요와 맞물린 영향이다.
제품 유형별로 보면 선크림 쏠림 현상이 뚜렷했다. 지난해 6월부터 이날 13일까지 검색량 가운데 선크림이 차지한 비중은 70.6%에 달했다. 선스틱은 10.3%, 선쿠션은 4.7%로 조사됐다. 다만 선스틱의 경우 수요가 더 오래 이어졌다. 선크림·선쿠션은 매년 6월 검색량이 줄기 시작하지만 선스틱은 7월에도 검색이 늘었고 8월에 들어선 뒤에야 감소했다.
'다이소 선케어' 검색량, 지난해 올리브영 첫 추월
유통 채널에선 다이소가 강자로 떠올랐다. 2년 전만 해도 올리브영 선케어 검색량이 다이소를 앞섰다. 하지만 지난해엔 다이소 검색량이 올리브영을 넘어섰다. 작년 6월부터 이달 13일까지 선케어 검색량은 다이소가 약 23만1000건, 올리브영이 약 22만8000건으로 다이소가 약 3000건 많았다.
다만 선크림의 경우 올리브영 검색량 비중이 56.2%로 다이소(42.4%)를 웃돌았다. 선스틱은 다이소 60.8%, 올리브영 38.6%로 조사됐다. 선쿠션도 다이소가 43.7%로 올리브영(28.5%)을 여유롭게 따돌렸다. 선패치(71.5%), 선스프레이·미스트(73.6%), 선세럼·앰플(74.3%)도 다이소가 올리브영보다 높은 검색 비중을 차지했다.
브랜드별로 보면 절대 강자가 없는 상황에 가까웠다. 선크림 검색량 중 35%는 특정 브랜드가 붙지 않은 '논브랜디드' 검색으로 나타났다. 브랜드별 비중은 헤라 9%, 달바 8%, 닥터지 5%, 라운드랩 5% 순이었다. 제품명 기준으로는 달바 워터풀톤업선크림이 약 62만건으로 가장 많았다. 라운드랩 자작나무수분선크림은 약 45만건, 헤라 선메이트레포츠는 약 5만건을 기록했다.
선스틱은 AHC가 강했다. 이 기간 선스틱 검색량 중 23%를 AHC가 차지했다. 이어 가히 12%, 닥터지 3%, 김정문알로에 3% 순이었다. 다만 선스틱도 논브랜디드 검색 비중이 45%에 달했다. 제품 검색량은 AHC 마스터즈에어리치선스틱 약 5만건, 가히 에어리핏선스틱 약 2만건, 닥터지 그린마일드업선스틱 약 8000건으로 집계됐다. 선쿠션은 논브랜디드 45%를 차지했고 엘로엘 15%, 달바 7%, 식물나라 6%, 톤핏선 6%로 조사됐다.
소비자들 '사용경험' 탐색↑…"선케어 시장, 유목민적 성향"
소비자가 찾는 속성도 세분화됐다. 같은 기간 가장 많이 검색된 속성은 '기능'으로 전체 검색량 중 42.7%를 차지했다. 전년도 같은 기간과 비교할 경우 0.8%포인트 확대됐다. 기능 중에서는 '톤업·파데프리' 17.8%, '수분' 7.5%, '수분+톤업' 6.7%, '워터프루프' 3.4% 순이었다. 선케어 기능만 약 30가지가 검색된 것으로 파악됐다.
소재·원료는 전체 속성 검색 가운데 29.9%를 차지해 전년보다 1.8%포인트 증가했다. 이 중 '비건'이 18.3%로 가장 높았다. '자작나무'는 7.3%, '저자극·순한'은 2.6%로 조사됐다. '마데카소사이드·시카'는 0.5%에 그쳤다.
탐색 성향도 한층 깐깐해졌다. 2023년 6월부터 이달 13일까지 검색량을 보면 '이지워시', '더마', '논코메도제닉', '화장잘먹는' 등 사용경험과 관련된 키워드 검색이 꾸준히 증가했다. '클렌징하기 힘들어서', '피부 트러블 걱정돼서', '메이크업 밀릴까봐'와 같이 일상에서 겪는 구체적인 문제점을 해결하려는 검색도 지속됐다.
컨슈머인서치 관계자는 "선케어 시장은 브랜드 충성도가 낮고 명확한 이점이 있다면 언제든 브랜드를 갈아타는 '유목민적 성향'이 강한 시장"이라며 "소비자의 일상 속에 숨어있는 마이크로 니즈를 얼마나 빠르게 캐치하고 우리 브랜드만의 것으로 차별화하는지가 성공의 열쇠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대영 한경닷컴 기자 kd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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