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달부터 중앙은행디지털화폐(CBDC)로 서울청년문화패스 등 지자체 바우처를 사용할 수 있을 전망이다. 하반기에는 지급 조건 설정 기능 등을 적용한 개인 송금도 테스트를 개시한다. '프로젝트 한강'을 통해 은행 등 규제된 기관이 발행한 스테이블코인인 '예금 토큰'이 얼마나 실생활에 안착할 수 있는지를 확인하는 실험에 한창이다.
한은은 21일 발간한 '2024 지급결제보고서'를 통해 “디지털화폐 테스트를 통해 예금 토큰의 프로그래밍 기능을 활용해 하나의 전자지갑에서 여러 종류 바우처를 한 번에 관리하고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는지를 검증”하고 있다면서 “실시간 대금 지급 및 디지털 바우처 지급 조건 설정 기능을 통해 복잡한 정산절차와 부정수급 등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지도 실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한은은 CBDC에 기반한 은행 예금토큰 지갑으로 서울청년문화패스 등 각 지자체 바우처를 어떻게 탑재할 것인지를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대구시도 마찬가지로 바우처를 준비 중이다. 신라대는 신입생 장학금을 예금토큰으로 지급할 계획이다. 서울청년문화패스는 당장 다음달 중순부터 공연장 등 각종 문화시설에서 실제 사용이 가능할 전망이다.
프로젝트 한강은 기관용 디지털화폐를 통해 예금토큰 등 다양한 민간 디지털 통화를 뒷받침하기 위한 '디지털화폐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 지난 1일부터 테스트를 진행 중이다. 지난 20일 기준으로 총 5만1766개 전자지갑이 개설됐다. 5만여개 전자지갑에서 발생된 실거래는 총 2만9521건으로 세븐일레븐 등 사용처에서 결제된 건수는 약 1만2053건으로 추계된다.
한은은 오는 6월 1단계 테스트가 종료된 이후 시스템 정비 기간을 거쳐 2단계 테스트를 실시할 계획이다. 2단계 테스트에서는 개인 간 송금을 도입하고 바우처 활용 범위도 확대할 계획이다.
이충렬 한은 부총재보는 “가장 큰 문제는 사용처가 제한적이고 사용이 불편하다는 것”이라면서 “테스트 과정에서 사용처를 크게 확대할 수 없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부분이 있고, 여러번 비밀번호를 눌러야 하는 것도 테스트 환경이라 어쩔 수 없는 부분이지만 실제 도입 시에는 충분히 개선이 가능한 문제”라고 말했다.
한은은 이날 브리핑에서 프로젝트 한강을 둘러싼 각종 오해를 해소하는데 시간 대부분을 할애했다. 특히 “실물화폐가 없어지는 것이 아니냐”는 오해에 대해 이 부총재보는 “신용카드나 각종 페이나 예금이체를 믿고 쓰는 이유는 그 돈을 언제나 실물화폐, 현금으로 바꿀 수 있다는 믿음 때문”이라면서 “절대로 실물화폐는 사라지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프로젝트 한강의 목적 역시 은행 등 규제 환경이 잘 작동하는 기관의 스테이블 코인 발행을 지원하기 위한 것이라고 역설했다. 이 부총재보는 “결국 예금토큰은 은행이 발행하는 스테이블 토큰과 같다”면서 “잘 규제된 기관이 발행하는 스테이블 코인이 필요하고 그래서 은행이 발행하는 스테이블인 예금토큰을 실험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류근일 기자 ryury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