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증시에서 30개 우량주식으로 구성된 다우존스 산업평균 지수가 현지시간으로 17일 9일 연속 하락했다. 월가는 다우지수 연속 하락의 배경으로 기술주로의 순환매와 유나이티드 헬스 CEO 피습 사건을 꼽았다.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이 16일에 "제약 회사보다 더 돈버는 끔찍한 중개자들을 없애겠다"고 발언하면서 의료보험업계가 타격을 입은 것도 다우의 하락을 부추겼다.
외신들에 따르면, 다우지수의 9일 연속 하락은 다우지수가 9일 연속 하락한 것은 지미 카터가 대통령이었던 1978년 이후로 처음이다. 다우 지수는 12월 4일에 사상 처음으로 45,000을 돌파한 이후 하락세를 이어갔다.
CNBC에 따르면 이전에 가장 긴 연속 하락은 2018년 6월에 있었다. 당시 다수 지수는 24,461.70포인트로 지금보다 크게 낮았다. 당시 시장에서는 트럼프 행정부와 중국 간의 무역 전쟁 격화로 타격을 입었고, 해외 매출 비중이 높은 다우지수를 구성하는 주식 중 상당수가 하락했다.
이번에는 트럼프 당선 직후 크게 올랐던 석유기업 같은 구경제 주식에서 기술주로 순환매가 일어난 것이 다우 하락의 주요인으로 꼽혔다.
다우에 편입돼있는 셰브론이나 캐터필라 같은 전통주식들은 트럼프 당선 직후 규제완화와 세금 인하에 대한 기대로 크게 올랐다. 그러나 한달만에 하락으로 돌아섰다. 반면, 아마존,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등의 기술기업과 보잉, 허니웰 등이 상승했다.
바이탈 날리지의 아담 크리스펄리는 ″트럼프 당선 직후 트럼프 정책중 밝은면에 주목한 투자자들이 이제 어두운 면도 신경쓰기 시작했다"고 지적했다.즉 규제완화,세금감면이 기업에 유리한 정책이지만, 관세와 재정적자 등의 영향이 기업과 시장에 미칠 부정적 영향도 따져보게 됐다는 설명이다.
여전히 강력한 미국 경제를 보여주는 여러 데이터 등으로 내년에 금리완화 속도가 둔화될 가능성에 대비하게 됐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또 다른 요인은 유나이티드 헬스케어 CEO 브라이언 톰슨의 살인사건이다.
이 사건은 살인 사건으로 끝나지 않고 미국 의료 보험 산업을 둘러싼 여론의 악화와 사회적 감시가 높아질 수 있는 계기로 일파만파 여파를 미치고 있다.
미국내 여론이 피살된 CEO보다도 살인범을 동정할 정도로 일방적으로 기울어지자, 트럼프 당선자는 16일(현지시간) “제약 회사보다도 더 많은 돈을 버는 중개자를 없애겠다"는 발언까지 했다. 의료보험사 같은 중간 관리회사를 ‘끔찍한 중개자’로 부르기도 했다. 이후 의료보험 업종의 주가는 전체적으로 타격을 입었다.
유나이티드 헬스는 5일부터 16일까지 13.9% 급락해 다우지수에 포함된 30개 기업 가운데 가장 크게 하락했다.
가장 최근 다우지수에 편입된 엔비디아가 이 기간중 하락한 것도 영향이 컸다. 엔비디아는 11월 7일의 최고치 이후 10% 하락해 조정 영역에 들어섰다.
BTIG의 수석 시장 기술자인 조나단 크린스키는 메모에서 "1월의 이야기일 가능성이 크지만, 가치주와 순환주의 약세가 더 불길한 무언가를 예고하는지 여부가 더 크게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김정아 객원기자 kj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