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최대 디벨로퍼 엑스텔 앤드루 정 공동CEO
록펠러센터 인근 '570빌딩'
6조원 투입 … 2030년 완공
오피스 60%는 선임대 마쳐
K푸드·K자본과 협업 목표
가난한 한국인 이민자 아들
세입자 설움에 '건물주' 꿈
월가서 부동산 개발 잔뼈
유대인처럼 한상도 뭉쳐야
원밴더빌트, 센트럴파크타워, JP모건 신사옥. 일명 트로피빌딩으로 불리는 맨해튼의 초고층·초고가 랜드마크 빌딩에 또 하나의 기록이 새겨진다. 5번 애비뉴에 들어설 570빌딩은 현재 용지 공사를 진행 중으로 사업비만 무려 40억달러(약 6조원)짜리다. 90층이 넘는 빌딩으로 맨해튼 46~47번가 한 블록을 통째로 오피스와 리테일 빌딩으로 개발하는 사업이다. 미국 대형 개발사인 엑스텔(EXTELL)이 18년간 인접 용지를 조금씩 사들이며 공들인 역작이다.
특히 한국계 앤드루 정 엑스텔 공동최고경영자(CEO)가 추가 투자 유치와 2030년 완공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정 대표는 최근 매일경제 인터뷰에서 "맨해튼을 대표하는 최고 수준의 상업용 빌딩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말했다.
90층 빌딩의 절반 넘는 오피스 공간은 이미 글로벌 대형 로펌인 심프슨 대처 앤드 바틀릿이 입도선매했다. 정 대표는 "심프슨 대처가 27년간 전체 오피스의 60%를 임대했다"며 "임대료만 1억8000만달러에 달하는데 그만큼 빌딩의 가치를 인정한 것"이라고 말했다. 하층부 리테일 공간은 세계적 가구용품점 이케아가 싹쓸이했다. 뉴욕에서는 현재 브루클린 점포만 운영하는 이케아가 4년 만에 맨해튼 재진출의 교두보로 570빌딩을 '찜'했다.
정 대표는 칼라일에서 부동산 개발 업무를 총괄한 뒤 개발사를 운영하다가 지난 4월 엑스텔에 스카우트됐다. 엑스텔은 현재 40억달러 사업비 중 남은 6억달러를 마련 중이다. 정 대표는 "엑스텔의 개발 역량과 아시아 자본 간 협력을 이끌고 싶다"고 말했다. 엑스텔은 정 대표 외에도 뉴욕시 중소기업국장을 역임했던 케빈 김을 영입해 아시아팀을 꾸렸다. 정 대표는 "국민연금, 교원공제회, 한국투자공사 등과 현재 투자 유치를 위한 논의를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
정 대표는 두 살 때 미국으로 건너온 이민 2세대다. 아버지는 단돈 100달러만 들고 미국에 왔고 밑바닥 이민자가 그렇듯 택시 운전대를 잡았다. 잡화점을 운영했지만 강도를 당하는 통에 가게를 접었다. 가세가 기울면서 브루클린에서 퀸스로 이사했다. 정 대표는 "임대료가 너무 올라 쫓겨난 것"이라며 "그때 '나는 세입자가 아니라 건물주가 되겠다'고 마음먹었다"고 말했다. 이후 정 대표도 브롱스과학고와 와튼스쿨을 거쳐 월가의 '워너비' 직장인 칼라일에 입사했다.
미국 부동산 개발 업계에서 손꼽히는 거물로 성장한 정 대표의 다음 프로젝트는 유타주에서 진행하는 초대형 프리미엄 스키 리조트인 뉴디어밸리 개발 사업이다. 정 대표는 "뉴디어밸리 식음료(F&B) 사업을 K푸드와 결합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라고 설명했다. 스키장에서 한국계 미쉐린 레스토랑인 '꽃(COTE)'의 '꽃치킨'을 팔고 슬로프 매대에서 '스키장 김밥'을 파는 식이다. 정 대표는 "향후 프로젝트에 한국의 자본과 K컬처의 영향력을 유기적으로 통합하고 싶다"고 말했다.
특히 한국 자본 유치전에서는 한인 네트워크가 탄탄한 미국 1세대 한상인 박화영 인코코그룹 회장과 손잡았다. 성악가 출신 박 회장은 뷰티 사업에 뛰어들어 기계, 화학, 정보기술(IT) 등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며 굴지의 기업을 키워냈다. 박 회장은 "미국의 한인 사회도 유대인처럼 자본과 네트워크로 뭉칠 필요가 있다"며 "유대인과 달리 한인 사회는 경제 강국인 모국의 지원이 받쳐주기 때문에 더 잠재력이 있다"고 말했다.
[뉴욕 임성현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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