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엔데믹 이후 일본, 중국 등 단거리 여행지를 중심으로 개별 여행 수요가 늘어나면서 국내 주요 여행사들은 에어텔·에어카텔 패키지 등 개별여행 선호 추세에 대응한 상품으로 모객에 나서고 있다. 이러한 전략을 앞세운 여행사가 향후 소비자 이용 의향이 높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29일 소비자 리서치 전문기관 컨슈머인사이트는 '다음 해외여행에서 이용하고 싶은 여행사'로 10명 중 3명(38%)이 하나투어를 꼽았다고 밝혔다. 이어 모두투어(11%), 노랑풍선과 참좋은여행이 각각 8%로 공동 3위, 인터파크투어(4%) 순으로 집계됐다.
하나투어는 2위와의 격차가 2.5배에 달한다. 컨슈머인사이트는 "팬데믹이라는 위기를 상품 개발과 조직 재정비의 기회로 삼아 고객 충성도 향상과 재이용률 상승으로 이어가는 데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참좋은여행은 2020년까지 노랑풍선에 밀려 4위를 기록했으나 안정적 3위권에 진입했다. 특히 팬데믹 기간에도 이용의향률이 여행사 가운데 유일하게 하락하지 않았다.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를 강조한 상품 구성과 소규모·테마형 패키지 전략을 통해 실속 있는 브랜드 이미지를 형성한 결과로 풀이된다.
여행사 이용 의향을 여행코로나지수(TCI)로 보면 참좋은여행이 142로 가장 높다. 이어 하나투어(118)다.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을 기준(100)으로 각각 42%, 18% 증가한 셈이다. 모두투어(99), 노랑풍선(101), 인터파크투어(99) 등은 코로나19 전 수준에 머물렀다.
코로나19 이후 여행객이 선호하는 해외여행지는 비행시간이 6시간 이내로 짧은 단거리 위주에 몰리고 있다. 단체 패키지 위주의 유럽 여행이 줄어든 반면, 일본과 베트남 등 아시아권으로 수요가 집중됐다. 주요 아시아 국가 방문객 가운데 한국인이 가장 많다는 통계도 나왔다. 올해 1분기 일본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 1000만명 중 한국인이 250만명으로 1위를 차지했다. 지난해 베트남과 필리핀 방문객 1위도 한국인이었다.
단거리 여행지를 찾는 여행객이 늘어나면서 해외여행 형태도 달라지고 있다. 올해 조사 결과 개별여행이 57%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이어 단체 패키지(27%), 에어텔·에어카텔 패키지(9%) 순이었다. 코로나19 전과 비교해 단체 패키지(TCI 93) 선호도는 감소했지만, 개별여행(103)은 소폭 증가했고, 에어텔·에어카텔(122)은 크게 성장했다.
컨슈머인사이트는 "이 같은 현상은 국내 여행 수요가 해외로 대거 이탈하는 것을 보여준다"며 "해외여행이 비용 부담 없이, 짧은 시간 안에 자유롭게 다녀올 수 있는 형태로 발전하면서 상대적으로 비용 대비 만족도가 낮은 국내 여행의 침체는 구조적으로 고착될 가능성이 크다"고 짚었다.
신용현 한경닷컴 기자 yong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