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토류 최대 생산국인 중국과 미국의 무역 갈등이 격화하자 국내 관련 주식이 들썩이고 있다.
1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희토류 영구자석 업체 노바텍은 전 거래일보다 21.71% 급등한 2만3550원에 장을 마쳤다. 희토류 대체 소재로 주목받는 ‘페라이트 마그넷’을 생산하는 유니온머티리얼 주가도 5.99% 상승했다. 모회사인 유니온 주가는 8.95% 올랐다. 현대비앤지스틸 주가도 13% 가까이 급등했다. 현대비앤지스틸은 희토류 영구자석 생산기업인 성림첨단산업 지분 16.84%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이날 시장에는 중국 정부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상호관세 발표에 맞서 자국에서 생산하는 희토류 수출을 사실상 중단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앞으로 중희토류와 희토류 자석을 중국 밖으로 반출하려면 중국 정부의 특별 수출 허가를 받도록 했고, 이 조치는 사실상 수출 중단을 의미한다고 외신들은 분석했다.
중희토류는 전기차를 비롯해 드론, 로봇, 미사일, 우주선 주요 구성 요소인 전기모터에 쓰이는 자석의 핵심 재료다. 인공지능(AI) 서버와 스마트폰 칩의 부품인 커패시터(축전기) 원료이기도 하다. 2023년 기준 전 세계 중희토류 공급량의 99%는 중국이 담당했다.
증권가에선 국내 희토류 관련 기업은 실체를 잘 따져 투자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채굴부터 분리·정련 과정을 거쳐 희토류를 생산할 수 있는 기업이 많지 않아서다. 미·중 간 무역 갈등이 심해지면서 희토류 공급망이 불안해질 것이란 관측도 있다. 이 경우 관련 기업 실적이 악화해 오히려 주가가 하락할 수 있다.
자본시장 한 관계자는 “그간 희토류 테마주는 실적과 관계없이 막연한 기대만으로 오른 사례가 많아 신중하게 투자를 결정해야 한다”며 “국내 희토류 관련 주식이 실제 반사이익을 누릴지 현재로선 알기 어렵다”고 말했다.
류은혁 기자 ehry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