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가 신선식품 배송 플랫폼 마켓컬리를 운영하는 컬리의 지분 인수를 검토하고 있다. 컬리 창업자인 김슬아 대표가 보유한 지분을 넘어서는 전략적투자자(SI) 지위를 확보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1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는 컬리 구주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 컬리 지분 10%가량을 확보하겠다는 계획이다.
컬리의 최대주주는 홍콩계 사모펀드(PEF) 운용사 앵커에쿼티파트너스(PE)로 지분 13.49%를 보유하고 있다. 김 대표 보유 지분은 5.69%에 불과하다. 네이버가 앵커PE 보유 지분을 10%가량 인수하면 김 대표를 제치고 단숨에 최대주주 자리에 오르게 된다.
컬리는 2023년 앵커PE와 아스펙스캐피털에서 1200억원을 투자받으며 약 2조9000억원 규모의 기업 가치를 인정받았다. 하지만 기업공개(IPO)가 미뤄졌고 기대만큼 성장이 받쳐주지 않으면서 기업가치가 후퇴했다. 컬리는 최근 장외시장에서 주당 1만5000원에 자사주 매입을 추진했다. 이를 토대로 기업 가치를 역산하면 6335억원 수준이다.
네이버는 컬리의 기업 가치가 낮아진 틈을 다른 소수 지분을 확보해 사업 시너지를 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네이버의 지분 확보가 이뤄지면 컬리와 네이버 간 사업 협력도 기대할 수 있다. 네이버는 지난해 전체 매출 10조7377억원 중 커머스 부문에서 27.2%인 2조9229억원을 올렸다. 네이버쇼핑은 신선식품 분야에선 다른 플랫폼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경쟁력이 약하다. 컬리 지분을 인수해 전략적으로 협업하면 신선식품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박종관 기자 p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