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도나도 "친윤 아니다"…'尹 흔적 지우기' 나선 국힘 의원들 [정치 인사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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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2025.06.13 15:03 수정2025.06.13 15:03

윤석열 전 대통령이 지난해 9월 24일 오후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국민의힘 지도부와 만찬을 마친 후 기념 촬영을 갖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지난해 9월 24일 오후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국민의힘 지도부와 만찬을 마친 후 기념 촬영을 갖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국민의힘이 6·3 대선 패배 이후 뚜렷한 수습책을 찾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당내에서는 '윤석열 전 대통령 흔적 지우기' 움직임이 감지된다. 친한동훈계 대 친윤석열계로 나뉘었던 당내 계파가 친(親)한 대 비(非)한 구도로 재편됐다는 주장도 나온다.

박수민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은 13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언론이) 친한, 친윤 다루는데 저희가 볼 때는 친한은 활동하고 있지만, 나머지는 계파가 없다"며 "친한 비한이 맞지 않나 싶다"고 밝혔다.

박 원내대변인은 "많은 의원이 얘기를 주셨다"며 "친한·친윤은 팩트와 좀 다르다. 정확한 팩트가 친한·비한"이라고 강조했다.

원내대표 선거에 도전한 송언석 의원도 이날 CBS 라디오에서 "친윤, 친한이라고 자꾸 얘기하는데 우리 당에 대한, 우리 당 의원들에 대한 약간 좀 모욕적인 언사가 아닌가"라고 주장했다.

그는 "저는 지난 총선 때 용산 대통령실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을 직접 모셨던 차관 출신 인사와 경선까지 치렀다"며 "그런 저를 보고 친윤이다, 범친윤이다, 이런 용어를 사용하니 '어떻게 이걸 해석해야 하지' 이런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전날 원내대표직에서 퇴임한 권성동 의원도 기자회견에서 '친윤' 수식어 지우기에 열을 올린 바 있다.

그는 자신을 향해 붙은 '친윤' 수식어에 대해 언급하며 "제가 윤석열 정권 탄생에 적지 않은 역할을 한 뒤 친윤이나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이라는 수식어가 늘 붙어 다녔다"며 "그러나 저는 윤 전 대통령에게 아부하거나 특혜받은 적 없다. (오히려) 대통령직인수위원회나 내각에도 참여하지 않고 정권 출범 이후 쓴소리해 당 대표 선거 출마를 중도에 포기한 바도 있다"고 했다.

그는 한동훈 전 대표에 대해 언급하면서는 "윤 전 대통령과 비슷한 점이 많다"며 두 사람을 싸잡아 비판하기도 했다.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 역시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반대 당론 무효화' 등을 5대 개혁안에 포함하는 등 윤 전 대통령과 '선 긋기'를 추진하는 상황이다. 김 위원장은 "헌재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 파면 결정이 전원으로 이뤄졌고, 그렇다면 우리 당이 어떤 입장을 취할 것인가도 굉장히 중요한 문제"라며 전 당원 여론조사를 제안한 상태다.

그러나 당내에서는 '친윤'으로 분류되던 의원들을 중심으로 오히려 김 위원장의 사퇴를 주장하고 있어서 '친한 대 친윤' 갈등이 지속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쇄신이 왜 쇄신이겠나. 특히 대선 패배 수습 방안이나 계파 문제는 차기 당권 향배와 직결되는 만큼, 저항에 부딪힐 수밖에 없다"며 "'친윤' 계파가 완전히 소멸하기까지는 좀 더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슬기 한경닷컴 기자 seulk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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