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총선을 앞두고 내연관계인 사업가에게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기소된 황보승희 전 국회의원이 항소심에서도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13일 법조계에 따르면 부산지법 형사항소1부(김종수 부장판사)는 이날 정치자금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황보 전 의원과 내연남 A씨의 항소를 기각하고, 1심과 같은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황보 전 의원은 제21대 총선 예비후보자 또는 국회의원이던 2020년 3월부터 2021년 7월 사이 내연남 A씨로부터 1억4000여만원 상당을 수수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구체적으로 황보 전 의원은 총선 한 달 전 A씨로부터 5000만원을 건네받아 경선 비용 등으로 사용한 혐의가 있다.
또 A씨 자녀 명의로 임차한 서울 마포구 아파트에 보증금이나 월세 없이 거주해 3200만원 상당 이익을 챙기고, A씨가 준 신용카드로 6000만원 상당을 쓴 혐의를 받아왔다.
두 사람은 문제가 된 돈들이 정치활동과 관련된 게 아닌, 사실혼 관계에서 쓴 생활비라며 무죄를 주장해 왔다.
그러나 재판부는 “피고인들은 5000만원이 사실혼이나 그에 준하는 공동생활에 사용한 돈이라고 주장하지만, 순수한 생활비만으로 보기 어렵고 국회의원 선거 비용으로 지출된 사실이 인정된다”고 판시했다.
또 “A씨는 황보 전 의원의 출마 사실을 몰랐다고 주장하지만, 사실혼 관계에 있다고 하면서도 몰랐다고 하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며 “피고인의 진술에 일관성이 없고, 진술을 뒷받침할 만한 객관적 주장도 없어 피고인들의 항소를 기각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