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H, 관련 기술 실험실서 개발
3기 신도시부터 차례로 적용
"층간소음이 기준치 이상 발생했습니다.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지난 21일 세종시에 있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 '데시벨 35' 실험실 안. 가정집 거실과 똑같이 꾸며진 공간에 3㎏ 무게의 공이 떨어지자 벽에 붙은 월패드에서 이런 소리가 났다. 이 공은 어른이 집 안에서 쿵쿵 걷는 일명 발망치 소리와 아이가 뛰어다니는 소리를 나타내는 실험 도구다. 이곳은 LH가 층간소음 연구를 위해 만든 공간으로 내년 3월 민간에 개방된다.
실험실에는 층간소음 1등급 기술이 적용된 바닥도 있다. 바닥 슬래브 두께가 250㎜로 두껍다. 슬래브 위로 충격을 줄여주는 복합완충재와 고밀도 회반죽도 설치돼 있다. 여기에 3㎏ 공을 떨어트리니 아래층에서는 35㏈ 소음만이 측정됐다. 35㏈은 도서관 소리 정도다. 반면 보통 아파트의 슬래브 두께는 210㎜ 수준이다. 얇은 두께 바닥에 같은 공을 떨어트렸을 땐 아래층에서 48㏈이나 측정됐다. 이는 일반 대화 소리 수준이다.
앞으로 3기 신도시에 공급되는 공공주택엔 이러한 층간소음 1등급 기술이 대거 적용된다. 이한준 LH 사장은 "내년 하반기부터 LH가 짓는 모든 아파트에 층간소음 1등급 기술을 전면 적용한다"고 말했다. 도서관 소리 수준으로 소음을 낮춘 주택을 공급하겠다는 의지다. 이 사장은 "층간소음 문제만은 반드시 잡겠다"며 "민간과 기술을 공유해 전파할 것"이라고 했다.
LH는 층간소음 1등급 기술 개발을 목표로 총 1347회의 현장 테스트를 진행했다. 이렇게 정립한 1등급 기술 모델은 내년 하반기 주택 설계에 본격 적용한다. 기술이 도입된 주택을 내년 하반기에만 5만가구가량 공급하는 게 목표다. 내구성이 좋은 장수명 주택, 수요자 취향에 맞는 평면 구성이 가능한 라멘구조 주택 등에도 층간소음 1등급 접목 방안을 모색한다.
[이희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