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겐 로드리보다 기성용!” 우상과 함께 뛰게 된 황서웅의 미소···“텔레비전에서 보던 전설과 함께할 생각에 설레요” [이근승의 믹스트존]

10 hours ago 3

황서웅(20). 포항 스틸러스에서 큰 기대를 받는 선수 중 한 명이다.

황서웅은 포항 유소년 팀에서 성장했다. 포항에서 초·중·고등학교를 나왔다. 황서웅은 포항 U-12~18까지 몸담았던 팀마다 에이스 역할을 했다.

황서웅은 2024시즌 프로에 데뷔했다. 하지만, 2024시즌 K리그1에서 출전 기회를 받은 건 딱 한 번이었다.

포항 스틸러스 미드필더 황서웅. 사진=이근승 기자

포항 스틸러스 미드필더 황서웅. 사진=이근승 기자

포항 스틸러스 황서웅.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포항 스틸러스 황서웅.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2024시즌 프로에 데뷔한 황서웅(사진 맨 오른쪽).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2024시즌 프로에 데뷔한 황서웅(사진 맨 오른쪽).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황서웅은 이를 악물고 2025시즌을 준비했다.

황서웅은 5월 2일 김천상무전에서 올 시즌 처음 리그 출전 기회를 잡았다.

황서웅은 이후 박태하 감독에게 꾸준한 기회를 받고 있다. 황서웅은 올 시즌 K리그1 9경기에 출전 중이다.

황서웅의 포지션은 중앙 미드필더다. 그가 “나의 우상은 기성용 형”이라고 수줍게 말했다.

‘MK스포츠’가 경상북도 포항시 북구 송라면 구단 클럽하우스에서 황서웅과 나눈 이야기다.

포항 스틸러스 황서웅. 사진=이근승 기자

포항 스틸러스 황서웅. 사진=이근승 기자

Q. 6월 29일 FC 서울 원정 후 휴가였잖아요. 휴가는 잘 보냈습니까.

시즌 중엔 쉴 기회가 많이 없거든요. 휴가를 알차게 보내고자 가족과 가까운 곳으로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푹 쉬었어요. 재충전의 시간이 된 것 같습니다.

Q. 기성용이 포항으로 왔습니다. 기성용의 이적 소식을 접했을 때 어떤 느낌이었어요?

처음엔 신기했어요. 기성용 형은 어릴 때 텔레비전에서 봤던 슈퍼스타입니다. 제가 기성용 형과 포지션이 같잖아요. 제겐 우상 같은 분이죠. 기성용 형의 이적 소식을 접한 뒤 ‘진짜인가’ 싶었습니다. 제 우상과 함께 뛸 생각을 하니까 아주 설레는 것 같아요.

Q. 기성용의 전성기를 텔레비전으로 보면서 컸잖아요. 황서웅에게 기성용은 어떤 선수입니까.

영원한 국가대표팀 주장이죠. 그라운드 안팎 리더십이 대단한 형입니다. 책임감도 엄청나시죠. 기성용 형이 태극마크를 달고 뛰었던 것만 봐도 알 수 있는 사실입니다. 기성용 형에게 그라운드 안팎에서 많이 배우고 싶어요. 어릴 때부터 기성용 형처럼 축구하는 게 꿈이었습니다. 기성용 형과 빨리 호흡을 맞춰가고 싶어요.

포항 스틸러스 기성용. 사진=이근승 기자

포항 스틸러스 기성용. 사진=이근승 기자

포항 스틸러스 기성용. 사진=이근승 기자

포항 스틸러스 기성용. 사진=이근승 기자

Q. ‘포지션이 같다’는 건 경쟁자이기도 하잖아요. 황서웅은 출전 시간이 조금씩 늘어나고 있었습니다. 기성용이란 엄청난 경쟁자가 오면서 이전보다 치열한 주전 경쟁을 피할 수 없게 됐어요. 걱정은 없습니까.

제가 기성용이란 엄청난 선수와 함께 생활하는 것만으로 배우는 게 많을 겁니다. 프로의 세계에서 경쟁은 피할 수 없기도 하고요. 프로에 와서 가장 크게 느끼는 것이 ‘냉정하다’는 겁니다. 더 열심히 땀 흘려서 기성용 형과 주전 경쟁도 해보고 싶어요. 박태하 감독께 더 많은 기회를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기성용 형과 생활하면서 배우는 게 많을 것 같아서 기대됩니다.

Q. 기성용 영입이 확정되고, 포항 동료들과 나눈 이야기가 있습니까.

친구들이나 동생들과 나눈 이야기는 똑같았어요. 만나는 사람마다 “기성용 형이 진짜 와?”라고 물었습니다. 다들 믿질 못했죠. 지금도 신기해요.

Q. 그런 기성용과 함께 뛸 수도 있지만, 경쟁도 해야 하는 프로 2년 차입니다. 꾸준히 경기에 나서는 건 올 시즌이 처음인데요. 프로 생활은 어떻습니까.

작년엔 프로의 벽을 느꼈던 것 같습니다. ‘프로는 다르다’는 걸 크게 느꼈죠. 프로 적응이 쉽지 않았어요. 하지만, 주저앉진 않았습니다. 묵묵히 제가 해야 할 것에 집중했죠. 프로의 세계에 조금씩 적응해 나갔습니다. 아직 완벽하진 않아요. 경기장에서 더 발전된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포항 스틸러스 기성용. 사진=이근승 기자

포항 스틸러스 기성용. 사진=이근승 기자

Q. 포항 유스 출신이잖아요. 포항은 한국 최고의 육성 시스템을 자랑하는 팀입니다. 포항 유소년 팀은 무엇이 다릅니까.

저는 초등학교부터 고등학교까지 다 포항에서 나왔어요. 포항이란 팀, 역사가 주는 자부심이 있습니다. 어릴 때부터 포항 유스란 것에 큰 자부심을 느끼고 그에 걸맞은 활약을 펼치기 위해 노력했어요. 특히나 포항에서 기량을 갈고닦아 좋은 활약을 펼치는 선배가 많잖아요. 열심히 하면 ‘성공할 수 있다’는 확신이 있었기에 더 땀 흘렸던 것 같습니다.

Q. 포항 유소년 팀의 경쟁은 얼마나 치열합니까.

진짜 치열해요. 제가 중학교에 처음 입학했을 때 제 또래만 20명 정도 있었어요. 중학교 3학년이 되니 10명만 남더라고요. 경쟁은 고등학교로 올라가면서 더 치열해졌죠. 어릴 때 잘한다고 해서 자만할 수 없는 환경인 거예요. 치열하게 땀 흘리지 않으면, 절대 살아남을 수 없는 곳이 포항 유소년 팀입니다.

Q. 이젠 포항의 선수잖아요. 포항 유소년 팀에서 땀 흘리는 후배들에게 조언해 줄 수 있는 게 있습니까.

특별한 비결은 없는 것 같아요. 저는 하루하루 남들에게 뒤처지지 않으려고 했습니다. 매일 남들보다 더 땀 흘렸어요. 운동장에서 최선을 다하는 건 당연한 겁니다. 운동을 마치고 돌아와선 ‘내가 어떻게 해야 살아남을 수 있을지’ 고민했어요. 이 고민은 프로 선수가 된 지금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매일 내 모든 걸 쏟아내야만 계속해서 나아갈 수 있는 것 같아요.

황서웅(사진 오른쪽).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황서웅(사진 오른쪽).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Q. 유소년 때도 계속 미드필더였습니까.

초등학교 땐 주로 공격수로 뛰었어요. 중학교로 올라가면서 미드필더로 자리 잡았죠. 미드필더라고 해서 한 지역에만 머무는 게 아닙니다. 그라운드 어느 지역에서든 제 역할을 할 자신이 있어요.

Q. 치열한 경쟁의 연속이잖아요. 학창 시절 축구 외 다른 진로를 고민한 적은 없습니까.

아주 힘든 순간은 있었죠. 그럴 때도 축구를 포기할 생각은 안 했어요. 저는 축구가 아주 좋거든요. 어릴 때부터 ‘축구 선수’만 꿈꿨습니다. 힘들 땐 ‘어떻게 하면 이겨낼 수 있을까’만 고민했던 것 같아요.

Q. 롤 모델이 누굽니까.

기성용 형이요. 기성용 형이 우리 팀에 와서 이렇게 말하는 게 아닙니다. 제 포지션에서 뛰는 또래 선수는 공감할 거예요. 기성용은 형은 우리 세대의 영웅입니다.

한국 축구 대표팀 핵심 미드필더 황인범. 사진=김영구 기자

한국 축구 대표팀 핵심 미드필더 황인범. 사진=김영구 기자

Q. 기성용을 제외하고, 플레이를 유심히 챙겨보는 선수가 있습니까.

황인범 형이요. 국가대표팀에서 축구하시는 걸 보면, 배울 점이 정말 많은 것 같아요. 황인범 형의 경기도 빼놓지 않고 보려고 합니다.

Q. 포항에서 성장해 프로에 데뷔했잖아요. 지난해 프로에 데뷔했을 때 어떤 기분이었습니까.

꿈꾸는 것 같았어요. 어릴 땐 포항의 팬으로 스틸야드를 찾았습니다. 유소년 팀에 들어간 뒤엔 볼 보이를 했죠. 시간이 흘러 제가 스틸야드에서 뛰는 선수가 된 겁니다. 수많은 관중의 함성을 등에 업고 말이죠. 스틸야드에서 경기에 나서면 가슴이 뛰어요. 팬들에게 더 좋은 경기력을 보일 수 있도록 계속 노력하겠습니다.

Q. 프로와 유스의 가장 큰 차이는 무엇이라고 느낍니까.

선수 개개인의 기량인 것 같아요. 프로는 확실히 프로입니다. 개개인의 수준이 높다 보니까 경기 속도가 엄청나게 빨라요. 유스 때와 비교가 안 되는 수준입니다.

Q. 지난 시즌 K리그1에선 딱 1경기 뛰었어요. 올 시즌엔 벌써 9경기에 출전했습니다. 최근 출전 시간이 늘어나고 있는데요. 달라진 게 있는 겁니까.

지난해는 프로 데뷔 시즌이었습니다. 정신이 없었어요. 많은 경기에 나서지 못해 아쉬움이 컸죠. 올해는 목표를 명확하게 잡았습니다. 데뷔 시즌과 같은 아쉬움을 남기고 싶지 않아요. 동계 훈련부터 이 악물고 하는 것 같습니다. 하루하루 간절하게 보내면서 출전 시간을 늘려나가고 싶어요.

Q. 목표가 무엇입니까.

경기에 꾸준히 나서는 거죠. 공격 포인트도 올려서 팀 승리에 도움이 되고 싶습니다. 올 시즌이 절반이나 남았잖아요. 집중해서 더 많은 걸 보여드리겠습니다.

포항 스틸러스 황서웅. 사진=이근승 기자

포항 스틸러스 황서웅. 사진=이근승 기자

Q. 포항 팬들에게 ‘황서웅은 이런 선수다’라고 이야기해 줄 수 있습니까.

제가 체격 조건을 앞세워서 상대 선수를 제압하진 못합니다. 저는 많이 뜁니다. 공·수를 쉼 없이 뛰어다녀요. 공·수 연결고리 역할에 자신 있습니다. 특히나 전진 패스와 드리블에 자신 있어요. 스틸야드에 찾아주신 모든 분께 좋은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도록 더 땀 흘리겠습니다.

Q. 모든 선수가 국가대표를 꿈꾸듯이 유럽 진출의 꿈도 있잖아요. 특히나 황서웅은 포항 유소년 팀 출신으로 큰 기대를 받는 선수 아닙니까.

저도 세계 최고 선수가 즐비한 무대에서 경쟁해 보고 싶은 꿈이 있습니다. 양민혁, 윤도영 등이 유럽으로 나아가는 걸 보면서 ‘더 열심히 해야겠다’고 다짐하기도 했죠. 그래서 더 잘해야 합니다. 포항에서 더 많은 출전 기회를 확보해야 해요. 기회가 주어졌을 땐 팀 승리에 확실히 이바지해야죠. 지금은 포항에서 더 좋은 선수가 되는 데 집중해야 합니다.

Q. 포항에서 ‘황서웅’이라고 하면 어떤 선수로 불리고 싶습니까.

포항은 한국 축구의 전설들을 배출한 구단입니다. 당장 (신)광훈이 형만 봐도 살아 있는 전설이잖아요. 여기에 기성용 형까지 왔습니다. 형들의 뒤를 따르고 싶어요. 스틸야드에선 ‘신광훈’이라고 하면 ‘레전드’라고 답합니다. 형들처럼 되고 싶어요. 스틸야드의 레전드.

포항 스틸러스 홈구장 스틸야드. 사진=이근승 기자

포항 스틸러스 홈구장 스틸야드. 사진=이근승 기자

Q. 마지막으로 팬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습니까.

팬들에겐 늘 감사합니다. 아직 시즌이 끝나지 않았잖아요. 다들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더 높은 위치로 올라갈 수 있도록 더 땀 흘리겠습니다. 경기장에 많이 찾아와 주세요. 스틸야드를 찾아주신 분들에게 ‘축구 보는 재미’를 가르쳐드릴 수 있도록 온 힘을 다하겠습니다.

[포항=이근승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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