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제일 잘하는 것을 보여드리고 싶었다.”
호투로 LG 트윈스의 3연승을 이끈 요니 치리노스가 소감을 전했다.
염경엽 감독이 이끄는 LG는 12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5 프로야구 KBO리그 홈 경기에서 이승엽 감독의 두산 베어스를 4-0으로 눌렀다.
선발투수 치리노스의 활약이 눈부신 경기였다. 6이닝을 3피안타 1사사구 8탈삼진 무실점으로 막아 시즌 3승(무패)을 수확했다. 총 100개의 공을 뿌린 가운데 싱커(49구), 포크(28구), 스위퍼(22구), 패스트볼(1구)을 구사했다. 싱커 최고 구속은 153km까지 측정됐다.
초·중반까지는 별다른 위기도 없었다. 마지막 이닝이었던 6회초에는 박준영의 내야 안타와 정수빈의 1루수 땅볼에 이은 박준영의 2루 포스 아웃, 제이크 케이브의 중전 안타, 양의지의 볼넷으로 2사 만루에 몰렸지만, 추재현을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힘껏 포효했다.
경기 후 만난 치리노스는 “오늘 좋은 결과가 나와 하나님께 정말 감사드린다. 날씨가 안 좋긴 했지만, 제가 등판하는 것은 이미 정해져 있었다. 상황이 어떻든 주어진 역할에 항상 최선을 다하려 한다. 내가 제일 잘하는 것을 보여드리고 싶었다”고 밝은 미소를 지었다.
이어 6회초 상황에 대해서는 “긴장은 전혀 되지 않았다. 비가 오는 상황이라 더 집중하려 노력했다. 비가 와서 손이 미끄러지는 관계로 제구가 조금씩 빠지긴 했는데, 조금 더 집중해서 위기 상황을 잘 넘겼다”고 이야기했다.
이날 결과로 치리노스는 4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선발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달성에 성공했다.
그는 “제가 등판하는 날 최소 5이닝을 던지겠다는 목표를 설정하고 올라온다. 좋은 결과를 가지고 좋은 준비 과정을 거치면 항상 좋은 결과가 따라온다. 그래도 오늘 결과는 오늘 경기에서 끝나는 것이다. 계속 한 경기, 한 경기 집중해서 준비해 나가려 한다”고 고개를 끄덕였다.
치리노스가 이처럼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었던 배경에는 싱커가 있었다. 구속도 빠를 뿐 아니라 변화무쌍해 타자들이 쉽게 공략하기 어렵다.
치리노스는 “싱커 구종은 메이저리그에 입성했을 때부터 던져오던 구종이다. 워낙 자신감이 있다. 타자들 공략할 때 주로 사용한다. 타자들에게 효과적으로 들어가서 더 자신감을 얻는 것 같다. 많은 이닝 소화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컨택 위주의 타자들이 많은 KBO리그 적응도 이미 끝냈다고. 그는 “컨택을 많이 하는 타자를 상대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런 타자들은 끝까지 타석에서 포기하지 않는다. 까다로운 타자들이긴 하지만, 제가 제일 잘하는 공격적인 피칭으로 최대한 아웃카운트를 빨리 챙기려 노력했다. 내가 가진 구종, 피칭 스타일로 이겨낼 수 있을 거라 믿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번 승리로 3연승을 달린 LG는 14승 2패를 기록, 단독 선두를 굳게 지켰다.
치리노스는 “(미국) 스프링캠프에 합류했을 때부터 좋은 느낌이 있었다. 계속 긍정적인 결과를 얻어낼 수 있을 거라는 느낌을 처음부터 많이 받았다. 지금 우리 팀이 그것을 확실히 보여주고 있는 것 같다”고 두 눈을 반짝였다.
[잠실(서울)=이한주 MK스포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