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사랑카드 이어 '대학 금고' 쟁탈전 후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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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들이 대학 금고 운영권을 확보하는 데 열을 올리고 있다. 금융거래를 본격 시작하는 대학생을 고객으로 확보하면 미래 영업 기반을 강화할 수 있다고 판단해서다.

나라사랑카드 이어 '대학 금고' 쟁탈전 후끈

1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달 신한은행은 내년부터 2030년까지 서울시립대 금고를 운영할 은행으로 지정됐다. 시립대 ‘금고지정 심의위원회’의 평가 결과 신한은행은 914.44점으로 최고점을 받았다. 오랜 기간 시립대 금고를 맡아온 우리은행은 경쟁에서 밀렸다.

농협과 지방은행이 장악한 비수도권에서도 금고지기가 바뀌고 있다. 하나은행은 지난 4월 농협은행을 밀어내고 충남 공주대 금고 운영권을 따냈다.

대학 금고를 확보하는 데 필요한 출연금 규모도 커졌다. ‘은행 사회공헌활동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4대 시중은행(국민·신한·하나·우리)의 대학교 출연금은 총 558억원이다. 2023년(455억원) 대비 22.6% 증가했다.

그동안 사립대 금고는 장기 계약 관행 때문에 소극적 영업 시장으로 통했다. 하지만 젊은 고객을 확보하려는 물밑 경쟁이 치열해지며 추세가 바뀌었다. 우리은행은 연세대·서강대·성균관대 등, 하나은행은 고려대·경희대 등의 금고를 맡고 있다. 신한은행과 국민은행은 각각 한양대·이화여대, 서울과기대·세종대 금고를 운영 중이다.

단순한 금융 거래를 넘어 대학 생활과 관련한 ‘플랫폼 마케팅’도 한창이다. 신한은행은 모바일 학생증과 배달앱 식권 구매 등을 묶은 ‘캠퍼스 올인원 패키지’를 내놨다. 하나은행은 해외여행 수요가 많은 20대 고객을 겨냥해 ‘하나트래블로그 학생증 체크카드’를 선보였다. 국민은행은 20대 전용 멤버십 ‘KB Youth Club’을 출시했다. 우리은행도 대학별 맞춤형 스마트캠퍼스 서비스를 확대했다.

은행들이 대학 금고에 눈독을 들이는 것은 대학 신입생을 자연스럽게 고객으로 끌어들일 수 있어서다. 학생증 겸용 체크카드를 처음 발급한 은행의 평생 고객이 되는 ‘록인(lock-in) 효과’를 노린 것이다.

인구 감소로 20대 고객을 확보하는 것은 은행권의 핵심 과제로 떠올랐다. 외국인 유학생을 선점하는 효과도 누릴 수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사회초년생 때 개설한 카드는 꾸준히 유지돼 직장인 월급통장, 주택담보대출 등 평생 거래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올해 초 불붙은 ‘나라사랑카드’ 마케팅 전쟁도 같은 맥락이다. 나라사랑카드는 병역 의무자 전용 신분증 겸용 체크카드다. 은행은 나라사랑카드로 군 복무 기간 매달 지급되는 군 장병 급여를 안정적으로 예치할 수 있다. 제대 후 사회에 진출할 때까지 장기 고객으로 묶어두는 효과도 있다.

장현주 기자 blackse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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