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현식 기자] 가톨릭 사상 첫 미국 출신 교황인 레오 14세가 25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로마 산 조반니 인 라테라노 대성전에서 로마 주교좌에 앉는 착좌식을 마쳤다.
![]() |
(사진=로이터) |
착좌식은 전 세계 가톨릭 신자들의 영적 지도자이자 로마 교구의 교구장인 교황으로서의 역할을 확고히 하는 주요한 예식이다. 착좌식을 거행한 라테라노 대성전은 로마 교구의 주교좌 성당으로, 로마에 있는 성당 가운데 가장 오랜 역사를 자랑한다.
착좌식에 앞서 교황은 로마 시청이 위치한 캄피돌리오 언덕에서 로베르토 구알티에리 로마 시장을 만났다. 이 자리에서 레오 14세 교황은 “로마 시민을 섬겨야 한다는 무겁지만 열정적인 책임감을 느낀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성 아우구스티누스의 말을 인용하며 “여러분과 함께하는 나는 로마인입니다”라고 말해 박수를 받았다.
레오 14세 교황은 착좌식을 마친 뒤 전임 교황 프란치스코가 안장된 산타 마리아 마조레 대성전으로 이동해 ‘로마 백성의 구원’으로 불리는 성모 성화를 경배했다.
한편 레오 14세 교황은 이날 정오 강복 메시지를 통해 전날이 ‘중국 교회를 위한 기도의 날’이었다는 점을 언급하면서 중국의 가톨릭 신자들이 교황청과 교류할 수 있도록 기도해달라고 밝혔다.
즉위 후 처음으로 중국 내 가톨릭 신앙 문제를 언급한 레오 14세 교황은 “중국과 전 세계의 교회 및 성지에서 중국 가톨릭 신자들에 대한 기도가 이뤄졌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중국과 다른 지역의 가톨릭 신자들에게 “시련 속에서도 복음의 기쁜 증인이 되는 은총을 얻어 평화와 조화를 증진할 수 있길 바란다”고 했다.
종교에 대한 외국의 간섭을 허용하지 않는 중국은 1951년 바티칸과 단교를 선언했다. 이후 중국은 1957년 관제 단체인 천주교애국회를 만들어 가톨릭계와 신자들을 자체적으로 관리하고 있다. 이 가운데 교황청은 베네딕토 16세 교황 재위 당시인 2007년 중국 가톨릭 신자들에게 보낸 서한을 통해 5월 24일을 ‘중국 교회를 위한 기도의 날’로 지정한 바 있다.
중국 정부는 레오 14세 교황이 선출된 지난 9일 외교부 정례브리핑을 통해 바티칸이 새 교황의 지도 아래 중국과 건설적인 대화를 계속하며 관계 개선을 추진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