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상호관세 별개 반도체 타깃
반도체 공급망 韓·대만 직격탄
불안한 TSMC, 인텔과 합작사 검토
지분 20% 갖고 사업 노하우 전수
러트닉, “미국의 삶, 대만에서 제조”
관세 통한 반도체 리쇼어링 천명
3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반도체 관세 부과 계획에 대해 “매우 조만간 이뤄질 것”이라고 예고하면서 세계 반도체 기업들의 대응이 분주해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반도체 품목을 직접 언급하고 있어 지난 철강·자동차 품목 사례처럼 두자릿수 관세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신규 품목 관세 수준과 발효 시점에 따라 세계 반도체 핵심 공급망인 대만과 한국이 가장 큰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는 흐름이다.
이런 가운데 대만 TSMC가 경영난을 겪고 있는 미국 인텔의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사업을 살리기 위해 소방수로 나선다. 이날 기술시장 전문매체인 디인포메이션은 인텔과 TSMC의 고위 관계자들을 인용해 양사가 합작회사를 설립하기 위한 예비 협의가 진행중이라고 보도했다. TSMC는 합작회사 지분의 20%를 소유할 예정이다.
이는 최근 백악관이 인텔 파운드리 사업을 살리기 위해 TSMC를 상대로 지분 인수와 투자 등을 압박하는 가운데 나온 것이다.
디인포메이션에 따르면 합작회사에서 TSMC가 갖게 되는 20% 지분과 별개로 나머지 80% 지분을 인텔과 다른 미국 반도체 기업이 나눠 가질 것으로 보인다. 합작회사에 참여하는 다른 미국 반도체 기업은 알려지지 않았다.
TSMC는 합작 회사의 지분 20%를 받는 대가로 일부 제조 기술을 인텔과 공유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디인포메이션은 전했다.
이번 협의는 지난달 립부 탄 인텔 새 최고경영자(CEO)가 취임한 이후 경영 정상화를 위한 첫 성과로 풀이된다. 탄 CEO는 지난달 31일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인텔 비전’ 콘퍼런스에서 핵심 사업이 아닌 자산을 분리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관련해서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은 이날 CNBC와 인터뷰하며 대만에서 집중적으로 생산되는 반도체 공급망 흐름을 미국으로 전환할 것임을 분명히했다.
그는 “우리의 모든 전자제품은 주로 대만에서 생산되고 있는데 이는 예전 미국에서 생산된 것들”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미국의 잘못된 경제 정책으로 말미암아 대만이 모든 반도체 생산 역량을 가져가도록 허용했으며 그 결과 “(미국 본토에서) 9000마일 떨어진 대만에서 미국의 삶의 방식이 제조되고 있다”고 한탄했다.
이와관련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대선 때부터 대만을 콕 집어 “미국의 반도체 산업을 도둑질했다”고 비판해왔다.
한편 국내 반도체 업계는 TSMC가 인텔과 합작회사를 설립하더라도 실제 가동을 하는 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릴 것으로 평가했다. 인텔과 TSMC는 제조 공정과 프로세스가 달라 상호 호환성이 낮다는 점이 문제로 거론된다. 여기에 인텔 내부에서는 이번 합작이 회사의 고유 기술을 훼손하고 대규모 구조조정을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반대로 이번 협력이 성공한다면 글로벌 반도체 시장 판도가 요동칠 가능성이 있으며 삼성전자 등 다른 경쟁사들에 미칠 영향에도 관심이 모인다.
박승주 이재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