꼼수 판치는 실업급여…부정수급 年2.5만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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꼼수 판치는 실업급여…부정수급 年2.5만건

입력 : 2026.06.22 17:38

5년간 실업급여 현황
연간 부정수급액 330억 돌파
인사담당자 서명란 필체 조작
취업해도 신고 않고 돈 '꿀꺽'
외국인 실업급여 지급액 비중
중국동포·중국인 78%로 최다

22일 서울에 있는 한 고용복지센터에 채용 관련 게시물이 붙어 있다.  김호영 기자

22일 서울에 있는 한 고용복지센터에 채용 관련 게시물이 붙어 있다. 김호영 기자

실직자의 재취업을 돕는 실업급여를 악용하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서류 위조와 대리 신청 등 수법이 교묘해지면서 지난해 실업급여 부정수급액은 역대 처음으로 330억원을 돌파한 것으로 집계됐다. 22일 고용노동부가 김승수 국민의힘 의원실에 제출한 '최근 5년간 실업급여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실업급여 부정수급액은 332억원으로 집계됐다. 코로나19 이후 감소세로 돌아섰던 2022년과 비교해 3년 만에 약 24% 증가한 규모다. 적발 건수도 2만5109건으로 2022년보다 1240건 늘어났다.

실업급여는 퇴직 전 평균임금의 60%를 기준으로 지급되며 1일 상한액 6만8100원, 하한액 6만6048원으로 책정돼 월 최대 204만원 수준의 생계 자금을 최장 270일까지 지원받을 수 있다. 부정수급 사례는 다양했다. 실업인정 대상 기간에 취업하거나 자영업을 시작했지만, 이를 거짓으로 신고하거나 신고하지 않고 실업급여를 받은 사례가 대표적이다. 이직 사유나 임금액 등을 허위로 기재해 수급 자격을 인정받은 뒤 실업급여를 챙긴 사람도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김 의원은 "이재명 대통령이 최근 '실업수당 받으려고 실업하는 사람이 세상에 어디 있느냐'고 했지만, 부정수급은 점점 늘고 있다"며 "정부는 부정수급이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도록 제도를 설계하고, 부정수급자에 대한 강력한 처벌을 강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예를 들어 A씨는 4차 실업인정일에 고용센터에 출석해 B사 입사 지원 면접확인서를 제출했다. 하지만 인사담당자 서명란 필체가 A씨의 실업인정신청서 필체와 유사했다. 센터 차원에서 해당 사업장에 A씨의 입사 지원 여부를 확인해보니 서류를 위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재취업의 디딤돌 역할을 하는 실업급여를 꼼수로 받았거나, 받으려고 하는 부정수급이 갈수록 많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하는 사람이 쉬는 사람보다 돈을 더 받는 구조가 최근 사회문제로 떠오른 가운데, 지난해 실업급여 부정수급액은 처음 330억원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반복적 부정수급자도 많았다. 2021년부터 지난해까지 한 사람이 실업급여를 2회 이상 부정수급한 사례는 총 2107건, 금액은 56억4500만원으로 집계됐다. 3회는 46건, 4회 이상은 9건이었다. 2회 이상 부정수급으로 적발된 금액은 61억7200만원에 달했다. 특히 지난해 가장 많은 금액을 부정수급했다가 적발된 사람은 2772만원을 받아간 것으로 조사됐다. 올해 기준 최저임금 연봉(세전 2588만원)보다 큰 금액을 실업급여 꼼수로 챙긴 셈이다. 정부는 실업급여 부정수급을 차단하고자 국세청·법무부 등 유관 기관과 정보를 연계해 의심자를 상시 모니터링하고 있다. 이에 정부가 부정수급을 적발해 반환을 명령한 금액도 지난해 627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외국인 중에서는 중국동포와 중국인이 받은 비중이 압도적이었다. 지난해 실업급여를 1회 이상 받은 외국인 근로자는 모두 1만2658명이었다. 이 가운데 중국동포와 중국인이 9843명으로 77.7%에 달했다. 이들이 받아간 실업급여는 중국동포 699억600만원, 중국인 148억4500만원 수준이었다. 작년 말 기준 중국동포 취업자는 모두 34만1000명이다. 전체 외국인 취업자 110만9000명 중 30.7%에 해당한다.

중국동포가 실업급여 수급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이유는 고용허가제 외국인과의 제도적 차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베트남·몽골 등 고용허가제 송출국 출신 근로자는 지정 사업장에서 근속해야 하며 이직도 제한된다. 반면 중국동포와 중국인은 다른 국적자에 비해 일을 쉬더라도 비교적 안정적인 체류가 가능한 비자를 보유한 편이다. 이 때문에 단기 취업을 한 뒤 곧바로 퇴사해 실업급여를 반복 수급하는 사례가 발생한다는 것이다.

[김명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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