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꼭 에어팟 필요한가요" 삼성·LG·소니까지 '가성비 무선이어폰' 격돌

3 weeks ago 9

소니 모델이 무선이어폰 'WF-C710N'을 착용하고 있다. 사진=소니코리아 홈페이지 갈무리

소니 모델이 무선이어폰 'WF-C710N'을 착용하고 있다. 사진=소니코리아 홈페이지 갈무리

무선이어폰 시장이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 제품을 중심으로 한층 더 치열한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삼성전자·LG전자·애플·QCY·샤오미 등 주요 업체들이 기존 제품 가격을 낮추거나 보급형·초저가 모델을 선보인 데 이어 '노캔 맛집'이란 별칭으로 콧대 높던 소니도 가성비 제품군을 확대했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주요 브랜드들이 국내 완전무선이어폰(TWS) 시장에서 가성비 제품을 연이어 선보이고 있다. 외부 소음을 차단하는 강력한 노이즈캔슬링 성능과 차별화된 디자인으로 프리미엄 제품에 주력했던 브랜드들조차 기존 제품 가격을 낮추거나 가성비 모델을 출시하고 있는 것이다.

'노캔 맛집'으로 불리는 소니가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소니는 5세대 무선이어폰 'WF-1000XM5'를 2023년 8월 출시한 이후 단 한 번도 공식 판매가를 낮추지 않았다. 소니스토어 공식 홈페이지 기준 판매가는 35만9000원으로 출시 당시와 같다.

이처럼 2년 가까이 판매가를 조정하지 않고도 자신감을 보였던 소니도 지난 17일 10만원대 가성비 제품을 국내 시장에 출시했다. '노캔 입문자'를 위한 신제품을 내놓은 것. 소니 무선이어폰 제품군은 8만원대와 10만원대 1종씩 모두 2종에 불과했다. 이번에 출시한 'WF-C710N'을 합하면 가성비 제품군은 총 3종으로 늘어난다.

다만, WF-C710N 판매가는 14만9000원으로 전작과 가격이 같다. 전작은 신작보다 노이즈캔슬링 성능과 배터리 지속시간이 떨어지지만 아직 가격을 낮추지 않은 상태다. 신작은 애플리케이션과 연동할 경우 사용자가 자주 찾는 장소를 갈 때마다 자동으로 사운드 모드를 조정하는 '적응형 사운드 제어' 기능을 지원한다.

소니코리아는 "노이즈캔슬링을 처음 접하는입문자를 위한 최적의 무선이어폰"이라고 강조했다.

삼성전자도 최신형 모델 중 가성비 제품으로 분류되는 갤럭시 버즈3 일반형 판매가를 삼성닷컴 기준 9만5000원 낮췄다. 앞서 보급형으로 내놨던 갤럭시 버즈 FE는 출시 당시보다 5만4000원 인하한 6만5000원에 판매되고 있다.

LG전자는 지난 1월 '엑스붐 버즈'를 내놨는데 당시만 해도 소니가 이번에 선보인 신제품과 가격이 같았다. 하지만 판매가를 낮춰잡는 최근 추세와 달리 LG전자만 엑스붐 버즈 가격을 5000원 인상했다. 가격은 인상했지만 여전히 10만원대 가성비 제품으로 분류된다.

주요 브랜드들이 10만원대 가성비 제품군을 확장하는 이유는 시장 경쟁 구도 때문으로 풀이된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전 세계 무선이어폰 시장은 150달러 이상 초고가 제품 판매량 비중이 축소됐다. 지난해 하반기 기준 이 구간 판매량은 전년도 같은 기간보다 5%포인트 감소한 22%로 내려앉았다.

대신 101~149달러(약 14만~21만원)대 판매량이 차지하는 비중이 확대됐다. 같은 기간 8%에서 15%로 7%포인트 늘어난 것. 초고가 제품 시장에서 약 70%에 이르는 점유율을 유지하는 애플이 노이즈캔슬링 기능을 뺀 에어팟4를 129달러(약 18만원)에 출시하면서 이 구간 판매량이 증가한 결과다.

특히 국내 시장에선 중국 QCY, 샤오미 등이 '대륙의 선물'로 불리는 초저가 무선이어폰 제품으로 판매량을 늘리고 있어 가격경쟁에 불이 붙은 상황이다.

김대영 한경닷컴 기자 kdy@hankyung.com

Read Entire Artic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