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日대지진 발생 14주기 맞아
다저스 사사키, 구단 통해 심경 밝혀
주민 2만8천여명 여전히 피난생활
후쿠시마 원전 폐로 등 갈길 멀어
11일 일본 열도를 큰 충격에 빠뜨렸던 동일본 대지진 14주기를 맞아 일본 내외에서 추도식이 열린 가운데, 미국 메이저리그 LA다저스 소속 김혜성의 동료 사사키 로키가 구단을 통해 심경을 밝혀 눈길을 끌고 있다. 사사키 로키는 같은 구단 소속 오타니 쇼헤이의 뒤를 이을 특급 유망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그는 이날 구단을 통해 “초등학생이었던 그날부터 벌써 14년이 흘렀고, 지금 이렇게 미국에서 새 도전에 나설 수 있게 된 건 지지해 주신 많은 분들 덕분이다. 다시 한번 깊은 감사를 전하고 싶다”고 밝혔다.
이어 “고향에서 최근 또 자연재해가 발생해 많은 분들이 피해를 입었다는 소식을 듣고 마음이 아팠다. 야구 선수로서 할 수 있는 일은 정말 한정적이지만, 앞으로도 변함없이 고향과 연결돼 있고 싶다”고 덧붙였다.
사사키 로키는 지진 피해가 가장 컸던 지역중 하나인 이와테현 출신으로, 초등학교 3학년때인 당시 지진 쓰나미로 부친과 조부모를 잃었다.
한편, 지진 발생 14년이 흘렀지만 아직도 피해지역에서는 피난생활중인 지역 주민 숫자가 약 2만8000명에 달하는 등 지진의 상흔이 아물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달 1일 기준 지진으로 인한 사망·실종자는 총 2만2228명으로 집계되고 있다.
지진 당시 피해가 가장 컸던 후쿠시마·이와테·미야기 등 3개 현의 인구는 지난 1월 기준 512만2000여명으로, 사고 전보다 57만5000명(10.1%)가량 준 상태다. 후쿠시마현 전체 면적의 2.2%인 309㎢는 여전히 거주할 수 없는 ‘귀환 곤란 구역’으로 남아있다. 이에 일부 주민들은 귀환을 포기한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사고 원전 폐로 등 뒷수습은 갈 길이 먼 것으로 전해졌다. 일본 정부는 오는 2051년께 사고 원전 폐기를 완료한다는 계획을 세워놨지만 일본 학계에서는 현실적으로 어려울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원전 사고 후 주변 주택, 농지 등을 대상으로 방사성 물질 제염 작업을 하면서 벗겨낸 제염토의 처분도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일본 정부는 제염토를 2045년 3월까지 후쿠시마현 밖에서 최종 처분한다는 원칙을 법률로 정해놨다. 또 방사성 물질 농도가 일정 수준 이하인 흙은 공공 공사 등에 이용할 방침이다.
그러나 도쿄 등 후쿠시마현 밖 지역에서 전개하려던 실증사업 상당수가 현지 주민 반대로 제대로 진행되지 못했다.
14년전인 2011년 3월 11일 일본 혼슈 동북부 지역 앞바다에서 발생한 규모 9.0 지진으로 도후쿠 지역에는 높이 10m를 넘는 쓰나미가 덮쳤고, 후쿠시마 제1원전에서는 지진과 쓰나미 여파로 원자로 3기에서 핵연료가 녹아내리면서 대량의 방사성 물질이 방출됐다.
한편, 사고 직후 모든 원전의 폐로를 내세우기도 했던 일본의 에너지 정책은 원전 회귀로 전환된 상태다. 일본 정부는 지난달 개정한 에너지 기본계획에서 “가능한 한 원전 의존도를 저감한다”는 문구를 없앴다. 인공지능(AI) 보급에 따른 데이터센터 증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등 국내외 환경 변화가 배경으로 지목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