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연, '세계 3대 콩쿠르' 퀸엘리자베스 준우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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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연이 31일 퀸엘리자베스 콩쿠르 결선에서 연주를 하고 있다.  퀸엘리자베스콩쿠르 인스타그램

김태연이 31일 퀸엘리자베스 콩쿠르 결선에서 연주를 하고 있다. 퀸엘리자베스콩쿠르 인스타그램

첼리스트 김태연(20)이 31일 세계 3대 콩쿠르 중 하나인 ‘퀸엘리자베스 콩쿠르’ 첼로 부문에서 준우승을 차지했다.

김태연은 이날 브뤼셀 보자르 공연장에서 열린 콩쿠르 결선에서 마지막 순서로 무대에 섰다. 결선 진출자 12명 중 최연소 연주자였다. 김태연은 안토니 헤르무스가 지휘하는 벨기에 국립교향악단과 호흡을 맞춰 지정곡인 중국계 미국인 작곡가 팡만의 ‘꽃의 소식에 바치는 네 개의 송가’, 폴란드 작곡가 비톨드 루토스와프스키의 첼로 협주곡을 연주했다. 공연이 끝나자 관객들은 기립박수를 보냈다.

이날 결선에서 김태연은 특유의 에너지와 과감한 해석이 돋보였다는 평가를 받으며 2위를 차지했다. 우승은 이탈리아의 에토레 파가노, 3위는 미국·캐나다 국적의 릴런드 고가 가져갔다. 김태연이 준우승으로 받는 상금은 2만 유로(약 3500만원)다.

수상자로 호명되자 김태연은 눈시울을 붉히며 “한 달간 진을 빼는 여정이 끝난다는 생각에 힘을 냈는데, 입상은 전혀 기대하지 못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평소 ‘강심장’으로 알려진 그는 “아직 어려서 잃을 게 없다는 생각으로, 가식 없이 있는 그대로의 개성을 보여주는 연주자가 되고 싶다”고 덧붙였다.

벨기에 왕실이 주관하는 퀸엘리자베스 콩쿠르는 폴란드 쇼팽 콩쿠르, 러시아 차이콥스키 콩쿠르와 함께 세계 3대 콩쿠르로 꼽힌다. 1937년 창설된 후 젊은 음악가의 대표적인 등용문 중 하나로 꼽혀왔다. 성악·바이올린·피아노·첼로 부문이 해마다 번갈아 열리며, 첼로 부문은 2017년 신설돼 올해가 3회째다. 18세 이상 30세 이하가 겨루는 이번 대회엔 전 세계 185명이 지원해 한국인 5명을 포함한 64명이 본선에 올랐다.

한국은 2022년 최하영의 우승 이후 4년 만에 다시 첼로 부문 입상자를 냈다. 역대 한국인 우승자로는 홍혜란·황수미(성악), 임지영(바이올린), 최하영(첼로), 김태한(성악) 등 다섯 명이 있다.

김태연은 첼리스트인 어머니 밑에서 자라 예원학교를 졸업하고 만 14세에 미국 커티스 음악원에 입학한 영재다. 2020년 금호영재콘서트로 데뷔한 그는 2024년 폴란드 루토스와프스키 국제 첼로 콩쿠르에서 우승하며 세계 무대에 본격적으로 이름을 알렸다. 이번 준우승으로 한국을 대표하는 젊은 첼리스트 자리를 굳혔다.

김태연은 다음달 2일 마틸드 벨기에 왕비로부터 상장과 상금을 받는다. 이후 10일부터 브뤼셀·루벤·하셀트·브뤼허 등 벨기에 주요 도시에서 입상자 연주 무대에 오른다.

허세민 기자 sem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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