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이하 국유단)은 지난 2020년 미 국방부 전쟁포로실종자확인국(DPAA)의 국군 전사자 유해봉환 행사를 통해 국내로 봉환된 유해의 신원이 고(故) 김석연 일병으로 확인됐다고 27일 밝혔다.
이는 DPAA의 전신인 미군 합동전쟁포로실종자사령부(JPAC)가 과거 북한 지역에서 발굴한 전사자 유해 가운데 한국군 추정 유해를 지속적으로 봉환한 데 따른 것이다. 이후 군은 병적부, 전사자 명부 등을 분석해 유족을 찾아내고 유전자 분석으로 김 일병의 신원을 최종 확인했다.
1922년 8월 서울에서 3남 1녀 중 첫째로 태어난 김 일병은 1944년 결혼해 슬하에 1남 1녀를 뒀다. 6·25전쟁 발발 직후 피난길에 오르는 과정에서 아내를 잃었고, 너무 어렸던 둘째 아들도 미처 데리고 오지 못했다고 한다.이후 고인은 1950년 8월 카투사로 입대했고, 같은 해 장진호 전투에서 적과 싸우다 전사했다. 장진호 전투는 동부전선의 미 제1해병사단과 제7사단 31연대 등 유엔군이 북방으로 진출하던 중 7개 사단 규모의 중공군 제9병단에 포위돼 2주간 펼쳐진 철수작전이다.
고인의 딸인 김문숙 씨(79)는 “어릴 적 조부모로부터 ‘네 아버지는 전쟁을 일으킨 북한 김일성에게 복수하고 싶어서 군에 입대했다’는 말을 들었다”며 “너무 어린 나이였기에 아버지 얼굴이 기억나지 않지만, 유해를 찾았다고 하니 이제 아버지라는 실체가 느껴진다”는 소회를 밝혔다.
한편, 지금까지 미국에서 국내로 봉환된 국군 전사자 유해는 314구이며, 이 가운데 지금까지 신원이 확인된 것은 김 일병 포함 20명이다.송치훈 기자 sch5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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