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유태 기자의 책에 대한 책] "왜 어떤 책은 버리고, 어떤 책은 곁에 남겨둘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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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 책 [김유태 기자의 책에 대한 책] "왜 어떤 책은 버리고, 어떤 책은 곁에 남겨둘까" 삶의 모퉁이서 다시 펼치는 책, 그게 바로 고전 고전을 다루는 책에서 먼저 눈길이 머무는 곳은 서문이다. 각 장이 개별 작품을 소개하는 각론이라면 서문은 저자가 '무엇을 고전으로 부를 것인가'를 선언하는 마음의 총론이어서다. 모든 책의 서문이 나침반이나 지도로서 역할을 수행하지만 고전을 다룬 책의 서문은 '왜 이 책을 끝내 포기하지 않았는가'의 알리바이가 담겨 있다. 이다혜 작가의 '오래된 세계의 농담' 역시 서문에 눈길이 간다. 책에 따르면, 고전을 읽다 보면 신기한 순간이 온다. 바로 "고전이 이미 '다 말해두었다'는 사실을 발견할 때"다. 왜 그런가. 옛사람들 역시 우리가 겪는 아픔과 고통을 알고 있었다. 사랑, 질투, 상실, 후회 같은 감정들. 고전은 인간이 무엇 때문에 무너지는지, 또 무엇 때문에 되살아나는지를 진즉에 써두었다. 그래서 우리는 고전을 편다. 이 책에서 언급되는 수많은 고전 중에 비스와바 심보르스카의 '끝과 시작'은 특히 흥미로운데 저자는 한때의 이사 경험을 털어놓는다. 애서가·다독가는 공감하겠지만 이사를 앞둔 상황이라면 '어떤 책을 남길 것인가'는 심오한 고민이다. 갖고 있던 책의 20분의 1만을 남기기로 결정한 저자에게 기준은 명확했다. '네다섯 번 이상 읽은 책만 남길 것. 그렇지 않은 책은 남에게 주거나 도서관에 기증할 것. 네다섯 번 읽은 책이라도 다시 구입이 가능한 책은 처분하고, 재구매를 세 번 이상 한 책은 절판 여부와 상관없이 남길 것.' 엄격한 기준 속에서 살아남은 책이 시집 '끝과 시작'이었다고 책은 전한다. 그 이유를 들어보면 폴란드 시인이자 1996년 노벨문학상을 받은 심보르스카의 책을 아니 펼칠 수가 없게 될 것이다. "심보르스카의 시는 풍성하고, 힙하지 않다. 소박하다기에는 그 세계가 울창하게 사려 깊다. 다른 무엇인 척하지 않는다. (중략) 이 책은 내게, 감기 기운이 지독할 때 먹는 흰죽과도 같다." 아룬다티 로이의 '작은 것들의 신'에 관한 대목도 눈길을 끈다. 이란성 쌍둥이인 에스타와 라헬의 이야기인 이 책은 로이의 데뷔작이자 오랫동안 '마지막 소설'로 남아 있었다. 저자는 '작은 것들의 신'을 두고 "어떤 소설은 두 번 쓰일 수 없다. 로이의 '작은 것들의 신'은 아주 오랫동안 그 증거로 언급돼왔다"고 설명한다. 한 작가가 평생 한 번밖에 도달하지 못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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