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현 롯데쇼핑 부회장 "해외 진출과 AI로 유통에 새 기회 찾아야"

김상현 롯데쇼핑 부회장이 세계 최대 유통박람회에서 "글로벌 사업 확장과 인공지능(AI)으로 새로운 기회를 찾아야 한다"며 유통 산업의 혁신을 강조했다. 이러한 혁신 사례로 롯데쇼핑이 도입한 AI 물류, 베트남 시장 진출을 소개했다.

롯데쇼핑은 김 부회장이 지난 3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전미소매연맹(NRF) 빅쇼 아시아퍼시픽(APAC) 2025'에 참석해 롯데쇼핑의 주요 성과를 소개했다고 5일 밝혔다. NRF 빅쇼는 세계 최대 유통박람회로 매년 1월 미국에서 열린다. 지난해부터 아시아 지역 행사도 별도로 개최하고 있다.

김 부회장은 이번 박람회에서 싱가포르 최대 유통기업 페어프라이스 그룹의 비풀 차울라 최고경영자(CEO)와 대담을 진행하며 롯데쇼핑의 주요 성과를 글로벌 유통기업과 투자자들에게 소개했다.

김 부회장은 "현재 한국 유통 시장은 경제 불확실성과 고령화라는 구조적 과제에 직면해 어려운 상황"이라면서도 "글로벌 사업 확장과 AI 기반 혁신에서 새로운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해외 진출의 사례로 김 부회장은 '롯데몰 웨스트레이크 하노이’ 사례를 언급했다. 롯데쇼핑이 2023년 9월 베트남 하노이에서 문을 연 이 쇼핑몰은 개점 후 누적 방문객 1000만 명을 돌파하며 하노이의 랜드마크로 떠올랐다.

'K-팝' 'K-푸드' 등 국제적으로 주목 받는 한국 문화가 유통기업의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롯데마트는 지난달 페어프라이스와 손잡고 싱가포르에서 롯데 자체브랜드(PB) 상품을 비롯한 한국 식료품 전문매장을 열었다.

김 부회장은 “K푸드, K뷰티, K패션 등 한국 콘텐츠가 세계적으로 주목받으면서 페어프라이스와 협업해 롯데의 PB 상품을 현지에 적극적으로 판매하고 있다”며 "이 같은 협업 모델을 다양한 시장으로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AI 도입 사례로는 영국 최대 온라인 식료품 기업인 '오카도'와 협력한 AI 기반 물류센터 도입을 소개했다. 롯데쇼핑은 2026년 운영 시작을 목표로 현재 부산에 첨단물류센터(CFC)를 건설 중이다. 오카도의 AI 기반 초개인화 추천 기술, 물류 자동화 기술이 적용돼 최적의 맞춤형 상품을 구성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김 부회장은 앞으로 3~5년간 유통기업들이 추구해야 할 과제로는 "고객 경험의 혁신"을 꼽았다. 단순한 쇼핑 상품을 제공하는 것을 넘어 쇼핑하는 공간과 쇼핑 경험 자체를 혁신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고객이 원하는 환경을 만들고, 쇼핑을 즐거운 경험으로 만드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한편 이날 롯데쇼핑은 유통업계 최초로 중간배당을 시행한다고 발표했다. 배당 안정성을 높여 주주가치를 높인다는 방침이이다. 올해 중간배당금은 주당 1200원이며 배당기준일은 6월 30일이다.

김 부회장은 "수익성 확보, 글로벌 확장, 상품 경쟁력 강화 등 중장기적으로 지속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고 있다”며, “단기 실적 개선을 넘어, 중장기적 경쟁력 확보와 투자 매력 제고를 위해 지속 노력하겠다”고 했다.

배태웅 기자 btu104@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