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경선에 나선 김병기 의원이 최근 불거진 아들의 국가정보원 부정채용 의혹에 대해 "사실이라면 의원직을 사퇴하겠다"고 반발했다.
김 의원은 1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피해자의 아픔'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이같이 밝혔다. 김 의원은 "2014년 기무사 장교였던 아들은 국정원 공채에서 마지막 단계인 신원조사에서 탈락했다. 2017년에는 신원조사를 통과해 우수한 성적으로 합격했다"며 "제 안사람은 2017년 이헌수 당시 국정원 기조실장과 통화하기 전, 저를 증오한 세력이 2014년 신원조사 합격을 번복해 탈락시켰다는 사실을 전직 간부를 통해 알게 됐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당시 국정원 지휘부도 이런 불법을 알고 있었지만, 가해자들은 사라지고 피해자 엄마가 항의한 것은 1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잘못으로 남았다"며 "이번에는 제가 보낸 청원서를 입수했다는데, 청원서 어디에도 아들의 장애를 인정한 내용은 없다. 장애가 있다면 기무사 장교로 복무하고 국정원의 체력검정과 심층면접, 신체검사를 통과할 수 있겠나. 국정원이 어떤 주장이 맞는지 공개하라"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탈락이 사실이라면 의원직을 사퇴하겠다. 통과가 맞는다면 관계자들을 처벌하라. 그렇지 않으면 국정원을 믿지 않겠다"며 "(의혹을 제기한) 기자에게도 법적 책임을 묻겠다"고 경고했다.
앞서 김 의원 배우자가 2016년 7월 이헌수 당시 국정원 기조실장과 통화한 녹음파일을 근거로 취업 청탁 의혹을 제기하는 언론 보도가 나왔다. 김 의원 배우자는 녹취록에서 "우리 아들이 모든 시험에 합격했는데 신원조회에서 탈락시켰다"고 말했고, 이후 김 의원 아들은 경력공채로 최종 합격했다.
김 의원은 1987년 국정원의 전신인 국가안전기획부에 채용돼 25년 넘게 근무했다. 국정원 인사처장까지 지냈다가 이명박 정부에서 해직된 바 있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