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시상식… 배우 등 200여명 참석
“김민기 선생님과 학전에 함께 주셔서 더욱 뜻깊은 상입니다. 선생님이 지난해 7월 작고하셨는데, 상황이 좋았을 때 받았다면 더 기뻤겠다는 생각도 문득 들지만….”서울 중구 국립정동극장 세실에서 20일 열린 ‘KT와 함께하는 제61회 동아연극상’ 시상식에서 김성민 학전 실장의 수상 소감은 담담하지만 울림이 적지 않았다. ‘김민기와 학전 소극장’이 특별상을 받아 대표로 무대에 오른 그는 “학전은 33년간 해온 작품과 활동의 기록을 꾸준히 정리하고 있다”며 “이러한 기록이 학전이 유지된 힘이었기에 잘 정리해서 결과물을 공유하겠다”고 밝혔다. 김옥란 심사위원장은 “학전은 극단 이름처럼 모를 심듯 젊은 연극인을 양성하고 한국 창작 뮤지컬의 토대를 닦았다”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이날 동아연극상 시상식에서 심사위원단은 “2024년은 어느 해보다 다양하고 활기찬 시도가 많았던 해였다”고 전했다. 인공지능(AI)과 로봇 등 새로운 주제가 본격적으로 부상했고, 청소년과 어린이극에서도 과감한 시도가 잇따랐다. 기후 위기와 생태, 지속 가능성 등의 주제를 구체적이고 완성도 높은 결과물로 선보였다는 평가도 받는다. 심사위원단은 “동아연극상은 연극계의 새로운 도전과 과감한 실험을 항상 응원해 왔다”며 “수상자와 수상단체, 연극인 모두에게 깊은 존경과 감사 인사를 드리는 자리”라고 설명했다.
작품상은 ‘하얀 밤을 보내고 있을 너에게’와 ‘화성에서의 나날: 파트1’이 공동 수상했다. ‘하얀 밤을…’의 박해성 연출가는 “다양한 관점을 지닌 창작자들이 모여 서로 조율하며 만든 공연이 상을 받아 무척 뜻깊다”고 말했다. 해당 작품으로 연출상도 받은 그는 “동료들을 오랫동안 응원하고 동행하며 함께하는 사람이 되겠다”고도 밝혔다. ‘화성에서의…’의 윤성호 연출가는 “작가와 연출, 배우, 스태프 모두가 힘을 합쳐 하나의 작품으로 탄생하는 것이 연극이기에 작품상을 받아 매우 기쁘다”고 소감을 전했다.연기상은 ‘간과 강’과 ‘진천 사는 추천석’에 각각 출연한 송인성, 조영규 배우가 수상했다. 송 배우는 “평생에 한 번 받아볼 수 있을까 꿈꿨던 동아연극상을 받아 헛살지 않았다고 인정을 받은 것 같다”며 기뻐했다.
희곡상은 ‘비명자들 3막: 나무가 있다’를 쓴 이해성 작가, 무대예술상은 ‘활화산’의 임일진 디자이너가 받았다. 새개념연극상에는 ‘이상한 어린이연극: 오감도’를 제작한 종로아이들극장과 공놀이클럽이 받았다. 이 연극에 출연한 어린이 배우 10명은 함께 무대에 올라 큰 박수를 받았다. 유인촌신인연기상은 배우 백종승과 최호영, 신인연출상은 ‘공동창작실패 다큐멘터리: 생존자프로젝트는 생존할 수 있을까’의 본주 연출가에게 돌아갔다.
이날 시상식엔 원로 연극인 김우옥 연출가와 정성숙 국립정동극장 대표, 김명화 작가 겸 연출가, 김옥란 평론가, 전인철 연출가, 김정호 배우 등이 참석했다. 전년도 신인연기상 수상자인 권은혜 배우가 사회를 봤다. 그 밖에 천광암 동아일보 논설주간을 포함한 200여 명이 자리를 빛냈다.
김민 기자 kimm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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