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문 대한배드민턴협회 제32대 회장이 21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파크텔에서 열린 취임식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그는 이튿날(22일) 기자간담회를 통해 국가대표 선수들의 개인용품 사용을 허용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사진제공|대한배드민턴협회
대한배드민턴협회가 국가대표 선수들의 개인용품 사용을 허용하기로 했다. 김동문 신임 회장(50)의 선거 공약인 선수의 선택권 증진을 이행하려는 조치다.
김 회장은 22일 기자간담회를 열어 “대표 선수들의 개인용품 사용을 허용할 계획이다. 대상 품목은 신발과 라켓”이라며 “올해 2월 취임 후 대표 선수들의 의견을 청취했다. 국가대표 후원사인 요넥스에 우리의 상황을 설명하고, 후원금 규모를 협상하고자 일본 본사까지 다녀왔다”고 밝혔다.
대표 선수들의 개인용품 사용 여부는 한국배드민턴의 핵심 화두다. 그동안 대표 선수들은 반드시 협회가 지정한 후원사의 경기복, 신발, 용품을 모두 사용해야 했다. 그러나 안세영(삼성생명)이 지난해 8월 2024파리올림픽에서 여자단식 금메달을 따낸 직후, 협회의 대표팀 운영과 관리에 대한 문제점을 제기하면서 일이 불거졌다. 지난해 10월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현안 질의와 문화체육관광부의 협회 조사 등을 통해 다양한 문제점이 드러났다. 협회는 그 중에서 안세영이 직접 문제점을 제기했던 ‘개인 용품사를 통한 물품 활용’이 가능할 수 있도록 조치하기로 했다.
김 회장은 개선의 의지를 보였지만, 후원금 유치 문제가 남아있다. 요넥스는 협회에 연간 현금 40억 원과 현물 10억 원 규모를 후원해 왔다. 이번 결정으로 대표팀 경기에서 브랜드를 홍보할 기회가 크게 줄어드는 만큼 후원금의 대폭 삭감은 불가피해 보인다. 배드민턴계에선 대표팀을 향한 지원이 축소될 것을 우려하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그러나 김 회장은 시대적 흐름을 따라야 한다는 생각이다. 이번 계기를 통해 선수의 권익이 더욱 향상되길 기대한다. 요넥스와 협상을 통해 후원금의 삭감 폭을 최대한 줄일 계획이다. 외부에서 다른 후원금을 유치해 대표선수 지원이 줄어들지 않도록 노력하겠다는 의지다.
김 회장은 “대표 선수들의 개인용품 사용에 대한 협회의 방침은 2025수디르만컵(세계혼합단체선수권대회)이 끝나는 다음 달 초쯤 구체적으로 드러날 것”이라며 “이번 결정으로 후원사의 후원 규모 축소가 불가피하지만, 선수의 권익을 높이려면 당장의 손해는 감수해야 한다”고 자신의 방침을 확고히 했다.
권재민 기자 jmart220@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