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재부 “고용 악화 등 경기 하방압력 증가”… 계엄-트럼프 취임에 어두워진 경기 진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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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디스 “입법부 갈등 반향 지속”
빅터차 “불안 계속땐 경제회복 지장”

ⓒ뉴시스
12·3 비상계엄 사태로 한국 경제에 충격파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기획재정부가 “경기 하방 압력이 커지고 있다”는 부정적인 경기 진단을 내놨다. 정치적 혼란이 장기화되면서 한국의 대외신인도까지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우려도 짙어지고 있다.

17일 기획재정부는 ‘최근 경제동향(그린북)’ 1월호를 통해 “최근 한국 경제는 대내외 불확실성 확대에 따른 경제심리 위축 등으로 고용이 둔화하고 경기 하방 압력이 증가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지난해 12월 ‘경기 회복’ 문구를 14개월 만에 삭제하며 “하방 위험 증가가 우려된다”고 평가한 것보다 한층 더 부정적인 전망을 내놨다.

정부의 어두운 경기 진단에는 고용 지표가 적잖은 영향을 미친 것으로 해석된다. 지난해 12월 취업자 수는 전년 동월 대비 5만2000명 줄면서 3년 10개월 만에 감소 전환했다. 실업률도 1년 전보다 0.5%포인트 오른 3.8%로 나타났다.

2022년 4월부터 언급되어 온 물가는 비교적 안정세에 접어들었다는 판단에 이번 평가에서는 제외됐다. 하지만 최근 이어진 고환율 기조로 인플레이션 압력도 점차 커지는 모습이다. 지난해 12월 소비자물가 상승률(1.9%)은 1%대는 유지했지만 전달(1.5%)보다 껑충 뛰었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으로 대외적 불확실성마저 커진 상황이다. 16일(현지 시간) 세계은행(WB)은 미국이 10% 보편관세를 부과하고 상대국이 보복 조치를 단행할 경우 올해 세계 경제 성장률이 전망치(2.7%)보다 0.3%포인트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다른 나라가 보편관세 부과에 대응하지 않더라도 성장률이 0.2%포인트 낮아질 것이라고 관측했다.

해외 주요 기관도 한국 경제에 대한 눈높이를 낮추고 있다. 이날 국제통화기금(IMF)은 1월 세계경제전망을 발표하며 올해 한국 성장률을 2.0%로 내다봤다. 올해 세계 경제 성장률을 지난해 10월 전망치(3.2%) 대비 0.1%포인트 올린 것과는 대조적이다. 앞서 IMF는 2025년 한국 성장률 전망치를 지난해 10월 2.2%에서 11월 2.0%로 하향 조정한 바 있다.

특히 비상계엄 여파가 신속하게 정리될 것으로 기대했던 해외 기관들은 국내 상황을 불안한 시선으로 보고 있다.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최근 글로벌 3대 신용평가사 중 하나인 무디스는 “계엄은 단기에 그쳤지만 높은 불확실성과 입법부 갈등 등 반향이 지속되고 있다”며 “경제 활동 교란 장기화, 소비 및 기업 심리 약화는 신용등급에 부정적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빅터 차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한국석좌 역시 17일 세계경제연구원 초청 웨비나에서 “(정치적 불안이) 여름 이후까지 장기화하면 과거처럼 신속한 경제 회복은 어려울 수 있다”고 내다봤다.

세종=김수연 기자 sye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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