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역-디귿-시옷, 기윽-디읃-시읏으로도 불러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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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세기 학습서 훈몽자회 편찬 때 한자 맞춰 ‘역-귿-옷’ 빌려 적은 탓 한글단체 등 156곳 “복수 표준어로” ‘기역 니은 디귿 리을 미음 비읍 시옷 이응…’. 한글 자음 열넉 자의 이름을 외다 보면 의문점이 생긴다. 다른 이름들은 두 번째 음절이 모두 ‘으’로 시작하는데, 왜 ‘ㄱ’, ‘ㄷ’, ‘ㅅ’ 등 셋만 기‘역’ 디‘귿’ 시‘옷’일까. 올해 훈민정음 창제 580돌, 한글날(10월 9일) 제정 100돌을 맞는 가운데 “기역을 기윽으로 부르자”는 운동이 벌어지고 있다. ‘기역을 기윽으로 바꾸기 세계운동본부’(운동본부·공동대표 김슬옹 정재환 한재준 허준혁)는 27일 “499년 묵은 예외를 이제는 바로잡자”며 “문화체육관광부는 ‘기윽·디읃·시읏’을 ‘기역·디귿·시옷’과 더불어 쓸 수 있도록 복수 표준어로 지정해 달라”고 촉구했다. 운동본부가 낸 성명서에 따르면 ‘기역·디귿·시옷’이라는 이름은 1527년 최세진(1468∼1542)이 한자 학습서 ‘훈몽자회’에서 자음자의 이름을 한자로 적으면서 생겨난 예외다. 원래 한글 창제 당시엔 이름이 따로 없었는데, 훈몽자회가 가장 편한 홀소리 ‘ㅣ’로 첫소리를 드러내고 가장 약한 홀소리 ‘ㅡ’로 끝소리를 드러내며 ‘니은·리을·미음·비읍’ 식으로 이름을 붙였다. 문제는 니은은 ‘尼隱’처럼 한자로 적을 수 있었지만 ‘윽·읃·읏’은 해당하는 한자가 없었던 데서 생겼다. ‘ㄱ’, ‘ㄷ’, ‘ㅅ’ 등 셋은 부득이 ‘役(역)·末(귿)·衣(옷)’을 빌려 적었던 탓에 오늘날과 같이 이름이 굳어졌다. 국어학자 주시경 선생(1876∼1914)도 ‘기윽’으로 해야 한다고 했고, 북한에서는 이 방안을 따라 ‘기윽·디읃·시읏’으로 부른다. 운동본부는 “한글의 과학성은 이름에서도 지켜져야 한다”며 “한자로만 적어야 했던 시대의 부득이한 사정을 한글로 무엇이든 적을 수 있는 오늘날까지 그대로 두는 것은 전통을 지키는 일이 아니라 후손으로서 마땅히 해야 할 일을 저버리는 것”이라고 밝혔다. 운동본부에는 세종국어문화원을 비롯해 세종대왕기념사업회 국어문화운동본부 국제펜한국본부 등 156개 단체가 참여하고 있다. 이들은 28일 낮 12시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 세종대왕 동상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관련 학술 세미나와 공청회 개최 등을 촉구할 예정이다. 조종엽 기자 jjj@donga.com© dongA.com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좋아요 0개 슬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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