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초과이윤 공유해야”… “시장원리 흔들지 말아야”

6 days ago 4

논란속 무산됐던 ‘초과이익 재분배’ 토론회 14일 개최
노동부 “AI시대 사회안전망 등 논의”
전문가 “정부 압박땐 혁신의지 위축… ‘3대 메가’ 투자 동력 떨어질 우려도”
정부는 국민 의견 공론화 확대 검토

삼성전자의 반도체 성과급 갈등 과정에서 불거진 ‘초과이익 사회적 재분배’ 공론화를 위한 노사정 토론회가 14일 열린다. 하지만 초과이익의 기준이 불분명한 데다 기업의 사적 이윤에 대한 정부 개입이 될 수 있어 논란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강제적인 이익 공유 압박이 기업의 혁신 동력을 꺾고 시장경제 원칙을 훼손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 ‘초과이익 재분배’ 공론화… 14일 토론회

고용노동부는 14일 오후 2시 서울 용산구 피스앤파크에서 김영훈 노동부 장관이 참석한 가운데 ‘인공지능(AI) 기술 혁신에 발맞춘 새로운 사회 혁신의 길’을 주제로 공개 토론회를 연다고 8일 밝혔다. 노동계와 경영계 인사를 비롯해 교수, 국회의원 등 10여 명이 참여하며 유튜브를 통해 생중계될 예정이다.

노동부는 “AI 전환기에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한 기업 혁신 투자와 원하청 상생, 청년 일자리, 사회안전망 확충 등 다양한 의제들이 논의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 중에서도 삼성전자 성과급 지급을 계기로 제기된 반도체 등 특정 업종의 초과이익 사회적 공유가 핵심 의제로 다뤄질 것으로 보인다.

당초 토론회는 김 장관의 제안으로 지난달 초 ‘한국형 사회연대임금’을 주제로 열릴 예정이었다가 무산된 바 있다. 당시 김 장관은 “오늘날 삼성전자의 성공은 노사의 헌신적 노력에 국가, 지역, 사회의 노력이 합쳐진 것”이라며 “대기업 초과이익을 어떻게 사회적으로 재분배할 것인가를 두고 가능성을 모색하고 싶다”고 했다.

해외에서도 AI 호황으로 인한 부의 집중을 재분배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오픈AI는 미국 정부에 지분 5%를 넘기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AI 대기업에 일회성 세금을 부과해 7조 달러 규모의 국부펀드를 조성하는 법안도 언급되고 있다.

● “기업 혁신 의지 위축시킬 것”

하지만 AI 시대 주도권을 놓치지 않으려고 글로벌 빅테크들의 투자 경쟁이 한창인 상황에서 기준조차 불명확한 초과이익 재분배를 논의하는 것이 적절치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송헌재 서울시립대 경제학부 교수는 “경제학에서 정의하는 초과이익은 기업이 가장 잘하는 사업을 했을 때 얻는 이윤과 두 번째로 잘하는 사업을 했을 때 얻는 이윤의 차익”이라며 “이론적 정의는 있지만 현실에서 파악하기 어려운 개념이며, 무엇보다 모두가 동의할 초과이익 개념은 없다”고 했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기업의 이윤 추구는 혁신과 투자의 원동력”이라며 “이를 인위적으로 재분배하겠다는 접근은 시장 원리를 흔들고 기업의 혁신 의지를 위축시킬 우려가 크다”고 말했다.

최근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대기업들이 정부가 주도하는 ‘3대 메가 프로젝트’에 대규모 투자 계획을 밝힌 상황에서 이익 재분배 논의가 투자 동력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박지순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천문학적 투자가 들어가는 국책 사업을 제대로 추진하는 것도 쉽지 않은데 여기에 또 이익 환원 논의까지 얹으면 힘이 떨어질 수 있다”고 했다.

초과이익 재분배 논의는 과거에도 수차례 있었지만 불명확한 이익 산정 기준과 시장 왜곡 등의 문제로 현실화되지 못했다. 2021년 코로나 팬데믹 당시 플랫폼 기업에 대한 ‘이익공유제’, 2023년 은행권의 이자 수익에 부과하려고 했던 ‘횡재세’ 등이 대표적이다.

노동부는 이번 토론회를 일회성에 그치지 않고 일반 국민 의견을 수렴하는 공론화 절차로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위은지 기자 wizi@donga.com
이문수 기자 doorwater@donga.com
전채은 기자 chan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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