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나경 기자] “청소년도 10~15분 안에 비대면 개통을 할 수 있도록 가입 절차를 쉽게 만들었다. 알뜰폰 사용자들도 뱅킹 앱 수준의 직관적인 UI·UX를 누릴 수 있고 금융과 통신의 결합으로 지속적인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금융업계의 높은 보안성과 디지털 역량, 고객 응대력을 골고루 갖춘 ‘육각형 요금제’로 앞으로 1년간 10만명 신규고객을 유입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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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우영 우리은행 모바일사업플랫폼부 팀장이 23일 서울 중구 우리은행 본사에서 이데일리와 인터뷰하고 있다.(사진=우리은행) |
금융·통신 결합한 특별한 서비스 제공
길우영 우리은행 모바일사업플랫폼부 팀장은 23일 서울 중구 우리은행 본사에서 이데일리와 인터뷰를 통해 “‘은행 통신사’로서 알뜰폰 사업자에게 금융·통신을 결합한 특별한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며 “미래세대를 중심으로 은행 신규고객을 유입하고 알뜰폰 업계 발전에도 이바지하겠다”고 말했다.
우리은행은 지난 18일 알뜰폰 브랜드 ‘우리WON모바일’을 론칭해 본격적인 마케팅에 돌입했다. KB국민은행의 리브모바일(리브엠)에 이어 시중은행으로서는 두 번째 알뜰폰 사업 진출이다. 우리은행은 금융혜택과 보안, 가성비 등 다양한 측면에서 골고루 잘하는 육각형 사업자를 지향한다. 그중에서도 우리금융의 디지털 역량을 녹인 사용자 중심의 가입 절차가 특장점이다. 길우영 팀장은 “처음 알뜰폰을 접하는 고객도 10~15분이면 가입할 수 있다. 청소년은 법정대리인의 동의 절차가 필요한데 행정안전부 통신망과 연결해 필요한 서류를 손쉽게 끌어와 첨부할 수 있다”며 “뱅킹 앱, 전자서류발급 앱 등을 거치지 않고 한 페이지에서 이탈 없이 가입절차를 마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우리은행 WON인증서, PASS앱 등 다양한 인증서 옵션을 제공해 가입과정에서의 번거로움을 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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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WON모바일 요금제 가입 안내 페이지. 뱅킹 앱 수준의 직관적인 UI·UX로 고객들이 10~15분 안에 비대면으로 쉽게 가입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
내달 알뜰폰 연계 고금리 상품 선보여
알뜰폰 시장은 고객의 가격 민감도가 높다. 우리은행은 금융사라는 정체성을 살려 은행·카드 상품과 요금제 할인 혜택을 결합했다. 예컨대 우리카드의 우리WON모바일카드를 통해 통신요금을 자동납부하면 월 사용실적에 따라 최대 1만 5000원 할인혜택을 받을 수 있다. 길 팀장은 “정부 가이드라인에 따라 도매 대가의 90% 이상으로 가격을 설정했다. 우리은행은 초기 프로모션 이후로도 고객이 계속해서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알뜰폰과 결합한 다양한 상품을 출시할 예정이다”며 “다음 달에는 알뜰폰 연계 고금리 적금을 선보인다. 입출금 통장을 비롯해 라인업도 늘려갈 계획이다”고 설명했다.
최근 대형통신사의 해킹 사실이 밝혀진 가운데 우리WON모바일은 정보보안에도 특별히 공을 들였다. 길 팀장은 “다른 회사의 개인정보 수집 항목을 점검해 꼭 필요한 정보만 수집하는 것으로 방침을 세웠다. 고객의 접속기록 등 행태정보를 과도하게 수집하지 않도록 했다”며 “은행과 같은 수준의 개인정보 보호·관리를 통해 고객 신뢰성을 높일 것이다”고 강조했다.
영세사업자가 많은 알뜰폰 업계 진출로 골목상권 침해 논란이 일었던 것에 대해서는 지속 가능한 상생을 약속했다. 은행의 기업 컨설팅 부서와 협업해 중소 알뜰폰 사업자에게 컨설팅을 제공하고 고객센터 인프라 구축과 디지털 기술 역량을 지원한다는 구상이다. 길 팀장은 “우리은행 알뜰폰 사업 진출로 전체 알뜰폰 시장 규모가 커질 수 있다”며 “알뜰폰 업계 디지털 역량과 보안 수준을 끌어올리는 등 긍정적 영향력을 높이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우리금융으로서도 이번 알뜰폰 사업 진출은 비금융사업 성공 가능성을 가늠할 바로미터가 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특히 기존은행권 고객 기반이 취약한 30대 이하 미래세대 고객을 늘릴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임종룡 우리금융그룹 회장과 정진완 우리은행장까지 우리WON모바일 요금제로 갈아타며 사업 성공의 의지를 보인 이유다. 길 팀장은 “우리WON모바일이 성공적으로 안착해 앞으로 다양한 비금융신사업을 도전적으로 추진할 토양을 마련했으면 한다”며 “금융과 통신을 연계한 다양한 서비스를 계속 발굴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