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국배 기자] 지난 20일 일주일간의 일정으로 미국 출장길에 오른 김병환 금융위원장이 세계적인 바이오클러스터 보스턴을 시작으로 뉴욕 등을 잇달아 찾았다. 미 트럼프 대통령의 ‘경제 교사’로 알려진 세계 최대 사모펀드 블랙스톤의 스티븐 슈워츠먼 회장과도 만나 90분에 걸친 심도있는 면담을 진행했다. 한국 벤처·창업기업의 해외 자금조달 지원 방안을 모색하고 한국 시장에 대한 글로벌 투자자의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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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환 금융위원장이 22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블랙스톤을 찾아 스티븐 슈워츠먼 블랙스톤 회장과 면담을 나누고 있다. (사진=금융위원회) |
김 위원장은 22일(현지시간) 뉴욕에서 슈워츠먼 블랙스톤 회장을 만나 회동했다. 이날 면담은 예정된 시간(45분)의 두 배인 90분간 진행됐다. 화기애애한 분귀속에 K 금융의 발전방향에 대한 진지한 대화가 오고 간 것으로 전해진다. 슈워츠먼 회장은 김 위원장에게 자신의 저서인 ‘투자의 모험’을 선물했다. 1985년 블랙스톤을 공동 창립한 이래 40여년 간 회사를 이끌고 있는 슈워츠먼 회장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오랜 친분을 바탕으로 직접 대화할 수 있는 기업인으로 꼽힌다. 블랙스톤이 운영하는 자산 규모는 1조 달러가 넘는다. 금융위 관계자는 “저서를 보면 슈워츠먼 회장이 중국, 일본과 깊은 관계를 맺고 서로 도움을 주면서 성장해온 것을 알 수 있다”며 “한국과도 동반 성장하는 관계로 거듭나기 위해 슈워츠먼 회장이 직접 장시간을 할애하면서 면담에 응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김 위원장은 슈워츠먼 회장에게 “한국 정부는 정치적 불확실성 속에서도 외환·자본시장 접근성 개선, 공매도 재개, 밸류업 등 자본시장 선진화를 위한 일련의 계획을 흔들림 없이 일관성 있게 추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금융위는 올해 초 업무계획에서 글로벌 자산 운용사의 국내 유치를 지원하기 위해 펀드 중개업 인가 추진 방침을 발표했고, 이달부터 신청을 받고 있다. 이에 슈워츠먼 회장은 “블랙스톤의 한국시장 진출에 대해 긍정적으로 고려하고 있다”고 화답했다. 자본시장과 자산운용업의 글로벌 경쟁력 제고를 위한 정책적 지원 방안에 대해서도 의견을 교환했다.
앞서 김 위원장은 지난 21일에는 화이자와 사노피, 노바티스 등 주요 글로벌 제약사를 포함해 크고 작은 생명공학 기업 1000여 개가 밀집한 보스턴 바이오클러스터를 방문했다. 김 위원장은 한국계 벤처캐피털(VC) 투자자와 가진 간담회에서 “한국 바이오벤처 생태계 위축 우려가 있다”며 한국이 벤치마킹할 만한 사례를 요청했다. 참석자들은 “보스턴 바이오클러스터는우 산업 이해도가 높은 글로벌 제약사가 직접 참여해 적극적으로 장기 모험자본을 공급하는 점이 생태계 유지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며 “공공부문의 자금을 더 적극적으로 마중물 역할로 삼을 수 있다면 민간 자금이 활발하게 유입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다”고 했다. 김 위원장은 이어 미국 기업인 아베오 온콜로지도 방문해 바이오벤처 생태계 지원을 위한 정책 과제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