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 토큰증권 정책, 문은 열고 통로는 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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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림 엑시스 법률사무소 대표변호사·한국웹3블록체인협회 사무총장] 지난 4일 금융위원회가 ‘토큰증권 정책방향’을 발표했다. 토큰증권이란 블록체인과 같은 분산원장, 곧 여러 기관이 하나의 장부를 함께 기록하고 관리하는 방식으로 발행되는 증권을 말한다. 이번 발표를 한마디로 요약하면 확장이다. 부동산과 음원 조각투자에 머물러 있던 논의가 주식·채권·펀드로 넓어졌고, 토큰증권을 위한 별도의 인가체계를 만들지 않기로 하면서 기존 금융투자업 인가만으로 취급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분산원장 그 자체에 법적 장부의 효력을 인정하는 방식도 그대로 유지됐다. 미국이 상장주식을 예탁기관에 맡겨두고 그 위에 토큰을 발행하는 파일럿을 진행 중인 것과 달리, 한국에서는 분산원장이 곧 법이 인정하는 증권 장부가 된다. 당국은 홍콩의 국채 토큰화를 두고 분산원장에 법적 효력을 부여하는 방식이라며 한국 전자증권법 체계와 같은 계열로 분류했다. 글로벌 시장의 본류가 국채와 머니마켓펀드(MMF)의 토큰화로 옮겨갔다는 사실은 지난 연재에서 확인한 대로다. 그 흐름에 비추어 보면 이번 발표의 방향은 옳다. 그런데 보도자료에는 없는 내용이 하나 있다. 정책방향과 함께 공개된 예탁결제원의 분산원장 표준요건 가이드라인에 담긴 규칙이다. 하나의 증권은 하나의 분산원장에서만 발행되고 유통돼야 하며, 일단 발행된 뒤에는 다른 분산원장으로 일부든 전부든 옮길 수 없다. 가이드라인은 이를 상호운용 금지라고 부르고, 이 규칙을 전자증권법 시행령에 반영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래픽=챗GPT)같은 날 발표된 로드맵과 나란히 놓고 보면 문제가 드러난다. 로드맵의 마지막 3단계는 스테이블코인 등을 결제수단으로 삼는 온체인 결제, 곧 증권과 대금이 장부 위에서 동시에 오가는 결제 인프라의 구축이다. 증권이 기록된 원장과 결제수단이 기록된 원장이 서로 연결돼야 비로소 성립하는 구상이다. 그런데 가이드라인은 증권이 자기 원장을 떠나는 것을 금지했고, 나아가 증권 원장 안에서 수수료 등 대가를 목적으로 가상자산을 만들거나 거래하는 것까지 일체 금지했다. 증권은 나갈 수 없고, 결제수단은 들어올 수 없다. 그렇다면 증권과 대금을 동시에 주고받는 결제는 어디에서 이뤄지는가. 이 물음에 문건이 내놓은 답은 ‘상호운용 기술을 검토해 나가겠다’는 한 줄이 전부다. 이렇게 설계한 사정을 이해하지 못할 바는 아니다. 서로 다른 블록체인을 연결하는 통로를 ‘브릿지’라고 부르는데, 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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