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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방인권 기자] 이복현 금감원장과 조용병 전국은행연합회장을 비롯한 금융지주회장들이 13일 서울 삼청동 한국금융연수원에서 금융감독원·금융연수원·은행연합회·금융지주 간 사외이사 양성 및 역량 강화를 위한 업무협약식을 마친 뒤, 인사를 나누고 있다. |
[이데일리 김나경 이수빈 기자] 금융권이 그간 ‘거수기’라고 비판받던 사외이사의 역량 강화에 뜻을 모았다. 금융연수원은 실제 이사회 활동에 활용할 수 있도록 예비·신임·재임이사에게 맞춤형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금융지주회장 모두 “선진적 지배구조가 밸류업의 핵심”이라며 연수 프로그램에 적극적으로 동참하겠다고 약속했다.
금융감독원과 금융연수원, 은행연합회, 주요 금융지주는 이날 서울 종로구 한국금융연수원에서 ‘사외이사 양성 및 역량 강화를 위한 업무협약식’을 진행하고 협력하기로 했다. 금감원은 경영지배구조 평가 시 사외이사 연수 이수 성과 등 다각적 지표를 참고하고 사외이사 교육을 위한 인프라를 조성한다. 금융지주·은행은 사외이사 지원 사업을 안내하고 체계적인 연수 계획을 수립한 후 사외이사 교육을 위해 충분한 시간과 자원을 부여하기로 했다.
교육을 맡은 금융연수원은 사외이사의 경력과 연차에 맞는 맞춤형 교육프로그램을 제공해 필요지식, 주요 이슈, 및 금융감독 정책 방향 등을 공유한다. 예비이사를 대상으로는 금융회사와 이사회 구성·역할에 대한 이해를 통해 원활한 이사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신임이사를 대상으로는 사외이사로서 알아야 할 이사회 운영과 관련한 법·재무 분야 등 필수 지식과 경영진에 질문해야 할 주요 포인트를 습득하도록 한다. 재임이사를 대상으론 매해 주요 금융사고 사례와 금융감독 정책 방향 등 이사회에서 점검해야 할 주요이슈를 교육한다.
이복현 금감원장은 “이사회의 전문성 함양은 단순히 사외이사 개인의 역량 개발을 넘어서 금융회사 차원의 균형감이 있고 투명한 의사 결정을 이루는 데 중요한 토대가 될 것이다”며 “이사회의 전문성을 제고해 지배구조 선진화에 한 걸음 더 다가가는 뜻깊은 시작점이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준수 금융연수원장은 연수 프로그램에 대해 “성실히 이수하면 실제 업무 수행 과정에서 성과를 체감할 수 있도록 교육과정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며 “해외 우수 사례를 참고한 것은 물론이고 감독 당국, 주요 금융지주사, 학계 연구기관 등 다양한 전문가들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반영하려 했다”고 소개했다. 조용병 은행연합회장은 “사외이사 양성을 위한 지원규모 확대와 교육 제공자와 수요자 간의 가교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겠다”고 했다.
금융지주 회장들도 이사회가 경영진에 대한 건전한 견제라는 본연의 역할을 다할 수 있도록 연수 프로그램에 적극적으로 동참하겠다고 했다.
양종희 KB금융 회장은 “최근 자본시장의 가장 큰 화두가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이다. 밸류업의 가장 중요한 부분이 지배구조의 선진화”라며 “그 중 가장 큰 축을 차지하는 이사회가 전문성을 강화할 수 있도록 KB금융도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은 “이복현 금감원장께서 말씀하셨듯이 금융그룹의 지배구조를 어떻게 선진화할 것인지, 이를 위해서 이사회가 어떻게 본연의 기능을 잘 수행할 것인지는 금융산업의 건전한 성장, 경쟁력 강화를 위한 아주 핵심적인 요소이고 본질적인 문제다”며 “지배구조를 선진화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함영주 하나금융 회장은 “지난 1월에도 해외 기업설명회(IR)에 다녀왔다. 해외투자자를 만나면 밸류업에 대한 질문이 가장 많다”며 “이사회의 역할 강화라는 이 흐름은 우리 모두가 인지하고 있는 것이다. 금융연수원의 사외이사 연수 프로그램이 안착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협조하겠다”고 했다.
이찬우 농협금융 회장은 “사외이사가 조금 더 전문성이 있고, 공익적·객관적 입장에서 의견을 개진하는 게 굉장히 중요하다”며 “연수 프로그램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서 좀 더 객관적이고 효율적으로 이사회가 운영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날 현장에서는 이복현 금감원장이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 함영주 하나금융 회장과 적극적으로 소통했다. 특히 임 회장은 사전 티타임·본 행사에서 모두 이 원장 옆자리에 앉아 활발하게 소통하는 모습을 보였다. 함 회장 또한 이 원장과 따로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이 포착됐다.
지난 4일 금감원이 우리금융 등 금융지주·은행 정기검사 중간 결과를 발표한 후 임 회장과 이 원장이 공식석상에서 만난 건 이번이 처음이다. 금감원이 이달 우리금융에 대한 경영실태평가 결과를 내기로 한 가운데 등급이 2등급에서 3등급으로 하향 조정되면 동양생명·ABL보험 인수에도 부담이 커진다. 경영실태평가 등급이 3등급 이하일 경우 금융위원회가 승인을 불허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임 회장은 취재진과 만나 보험사 인수와 관련해 “(당국을) 잘 설득해보겠다”고 짧게 답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