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통화위원인 유상대 한국은행 부총재가 “금리 인상을 고민할 때가 됐다”고 말했다. 중동 전쟁 이후 금통위원이 공개 석상에서 금리 인상을 직접적으로 언급한 것은 처음이다. 취임한 지 얼마 안 된 신현송 총재를 대신해 국제회의에 참석한 유 부총재가 현장에서 금리 인상 가능성을 언급한 만큼 사전에 조율된 발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1분기 경제성장률이 예상을 크게 웃돌자 한은이 경기 위축에 대한 부담을 덜고 물가 안정을 위한 정책 여력을 확보했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신 총재 취임 후 처음 나온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 신호에 국고채 금리가 일제히 상승했다.
◇ 금리 인상 ‘깜빡이’ 켠 한은
‘아시아개발은행(ADB) 연차총회 및 아세안+3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 참석차 우즈베키스탄 사마르칸트를 방문 중인 유 부총재는 3일(현지시간) 한 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금리 인하를 멈추고 금리 인상을 고민할 때가 됐다”고 말했다.
유 부총재는 중동 전쟁에도 한국 경제가 크게 성장한 반면 물가는 상승세를 보이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그는 “중동 전쟁 이후에도 성장률은 (지난 2월 한은이 전망한) 2.0%보다 크게 낮아지지 않을 것 같은 느낌을 주고, 물가상승률은 전망치인 2.2%보다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이라며 “이제 금리 인하 사이클보다 인상 사이클 쪽으로 넘어가지 않을까 하는 것이 개인적인 견해”라고 말했다.
한은 부총재가 기준금리 인상을 언급한 배경에는 ‘깜짝 경제 성장세’가 있다. 한은이 지난달 23일 발표한 1분기 국내총생산 증가율은 전 분기 대비 1.7%로 5년6개월 만에 가장 높았다. 깜짝 성장을 주도한 수출은 4월에도 859억달러로 작년 동기 대비 48% 급증하며 호조세를 이어갔다.
고유가에 따른 물가 상승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6일 발표되는 4월 소비자물가는 전월(2.2%)보다 큰 폭으로 올랐을 것으로 추정된다. 3월 수입물가지수는 전월 대비 16.1% 급등했다. 중동 석유 생산 시설 상당수가 피해를 봤기 때문에 조기에 종전되더라도 시설 재건까지 유가는 높은 수준을 유지할 확률이 크다는 분석이다 나온다.
유 부총재 역시 “(석유 최고가격제 등) 정부 정책을 포함하더라도 상당한 압력을 받고 있다”며 물가 상승 압력이 예상보다 크다고 강조했다.
◇ 5월 점도표에서 금리 인상 신호 줄 듯
오는 28일 열리는 5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 인상 사인이 나올 수 있느냐’는 질문에 유 부총재는 “확률적으로 있다”고 답했다.
그는 “중동 전쟁이 물가엔 부정적 충격을 가하는 반면 성장엔 그렇지 않다는 기류가 5월 금통위 시점까지 이어진다면 5월 점도표 상단은 2월보다 올라갈 여지가 많다”고 말했다. 2월 점도표에서는 금통위원이 찍은 총 21개 점 가운데 단 1개만 ‘0.25%포인트 인상’에 표시됐다.
한은이 금리 인상을 시사하자 이날 국고채 금리는 일제히 상승했다. 서울 채권시장에서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전 거래일 대비 0.02%포인트 급등한 연 3.615%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국제 유가 진정세에 연 3.547%에 하락 출발한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유 부총재 발언 직후 한때 연 3.635%까지 치솟았다. 증권가에서는 한은이 하반기 최소 1회, 많게는 2회까지 기준금리를 인상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안재균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국고채 금리에는 기준금리를 약 1.4회 인상할 수 있다는 가정이 반영돼 있다”고 분석했다.
심성미 기자 smsh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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