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동결해도 인상 신호…신현송 첫 금통위 촉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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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준금리 8연속 동결 전망 우세
물가·성장률 동반 상향 가능성
환율·집값 불안에 매파 기류 강화
점도표 2.75% 이상 확대 여부 주목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 [사진= 전자신문 DB]신현송 한국은행 총재. [사진= 전자신문 DB]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신현송 총재 취임 이후 첫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하되 향후 인상 가능성을 열어두는 '매파적 동결' 메시지를 낼 가능성이 커졌다. 중동 전쟁 장기화로 물가 불안이 재점화된 데다 1분기 성장률이 예상을 크게 웃돌면서 통화완화 필요성이 낮아졌다는 판단이 확산하고 있다.

금통위는 28일 오전 통화정책방향 회의를 열고 기준금리 조정 여부를 결정한다. 시장에서는 기준금리가 현 수준인 연 2.50%에서 유지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전망대로라면 기준금리는 지난해 5월 말 이후 약 1년간 연 2.50%에 묶이게 된다.

관건은 동결 자체보다 금통위가 시장에 어떤 신호를 주느냐다. 이번 회의는 신 총재가 의장을 맡는 첫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이자 수정 경제전망과 점도표가 함께 공개되는 자리다. 기준금리를 유지하더라도 물가·성장·환율·부동산 리스크를 근거로 향후 금리 인상 가능성을 분명히 열어둘 경우 금융시장은 이를 긴축 전환 신호로 받아들일 수 있다.

금리 동결의 가장 큰 배경은 불확실성이다. 지난 2월 말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으로 촉발된 중동 전쟁이 석 달째 이어지면서 국제유가와 글로벌 금리, 환율 변동성이 커졌다. 종전 협상이 타결되면 유가와 미국 국채금리가 안정될 수 있지만, 확전으로 흐르면 국내 금융시장도 충격을 받을 수 있다. 금통위가 당장 금리를 움직이기보다 정책 여력을 남긴 채 상황을 지켜볼 것이란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다만 물가 흐름은 한은의 긴축적 메시지에 힘을 싣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4월 생산자물가지수는 전월 대비 2.5% 상승했다. 국내공급물가지수도 원재료 28.5%, 중간재 4.3% 상승 영향으로 전월 대비 5.2% 올랐다. 원유·석유제품 등 원자재 가격 상승이 시차를 두고 소비자물가로 전이될 가능성이 커진 셈이다.

소비자물가도 목표 수준을 웃돈다. 4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6%로 한은 물가안정목표 2.0%를 넘어섰다. 석유류 가격 급등이 물가를 밀어 올린 가운데 중동 사태가 길어지면 5월 이후 물가 경로도 상방 압력을 받을 수 있다. 신 총재가 앞서 중동 리스크가 근원물가와 기대인플레이션으로 전이될 경우 통화정책 대응이 필요하다는 취지로 언급한 만큼, 물가 판단 수위가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

성장 지표는 금리 인하 기대를 약화하고 있다. 한은이 발표한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 속보치는 전기 대비 1.7% 성장했다. 전년 동기 대비로는 3.6% 늘었다. 반도체를 중심으로 수출 회복세가 강해지면서 2월 전망 당시 한은이 예상했던 흐름을 크게 웃돈 것이다. 경기 부양을 위해 기준금리를 낮춰야 한다는 논리는 약해졌지만, 수요 측 물가 압력에 대한 경계는 커졌다.

이에 따라 한은은 이날 수정 경제전망에서 올해 성장률과 물가 전망치를 함께 올릴 가능성이 크다. 지난 2월 한은은 올해 성장률을 2.0%,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2.2%로 제시했다. 시장에서는 1분기 성장률 서프라이즈와 반도체 수출 호조, 유가 상승을 반영해 성장률은 2%대 중반, 물가 상승률은 2%대 중후반으로 조정될 수 있다고 본다.

환율과 부동산도 변수다. 원·달러 환율은 한미 금리 역전 장기화와 외국인 자금 흐름 변화 속에 1500원 안팎에서 불안한 흐름을 보인다. 고환율은 수입 물가를 자극하고 외국인 투자심리를 위축시킬 수 있다. 서울 아파트 가격도 상승 폭을 키우고 있어 금리 인하나 완화적 메시지가 자산시장 불안을 자극할 수 있다는 부담이 있다.

점도표 변화도 주목된다. 한은이 지난 2월 처음 공개한 점도표에서는 금통위원 7명이 각각 3개씩 제시한 전체 21개 점 가운데 16개가 2.50%에 몰렸다. 2.25%는 4개, 2.75%는 1개였다. 당시에는 동결 또는 인하 쪽에 무게가 실렸지만, 이번 회의에서는 2.75% 이상 점이 늘어날 가능성이 거론된다. 점도표가 상향 이동하면 시장은 연내 금리 인상 가능성을 더 크게 반영할 수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이번 회의의 핵심은 기준금리 동결 여부가 아니라 신현송 총재 체제의 첫 정책 반응 함수”라며 “물가와 환율, 부동산을 동시에 언급하면서 점도표가 상향 조정될 경우 사실상 하반기 인상 가능성을 열어둔 신호로 해석될 것”이라고 말했다.

류태웅 기자 bigheroryu@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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