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기준금리 인하 기조와 세계 중앙은행의 금에 대한 수요가 유지되며 앞으로 금 투자를 유망하게 보는 시각이 많다. 하지만 금값은 미국과의 관세 협상 등 여러 변수에 쉽게 출렁일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연 수익률 74% 넘은 금 펀드도 나와
16일 한국거래소 금시장에 따르면 금 현물 가격은 올해 들어 31.22% 올랐다. 9일엔 한국거래소 금시장 일일 거래량 규모가 1t을 넘어서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날 하루 KRX 금시장 거래량은 1093kg이었는데 2014년 3월 금 시장이 개설된 뒤 최대 규모였다.금 펀드로도 자금이 몰리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최근 1년간 가장 수익률이 높은 금펀드는 iM에셋자산운용의 ‘iM에셋월드골드증권’으로, 78.29%의 수익률을 나타냈다. 이 펀드는 글로벌 최대 자산운용사 중 하나인 블랙록이 운용하는 ‘BGF 월드골드펀드’ 에 재투자하는 펀드다. 블랙록의 천연자원 운용팀에서 운용하는 금광업 주식에 주로 투자한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의 ‘한국투자ACE골드선물레버리지특별자산상장지수’ 상장지수펀드(ETF)는 같은 기간 약 74.17%의 수익률을 거뒀다.
시중은행의 금 예금에도 목돈이 들어오고 있다. KB국민, 신한, 우리은행이 판매하는 골드뱅킹에는 올해 들어 4500억 원 이상의 자금이 몰렸다. 골드바는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에서 올해 들어 3500억 원 이상 판매됐다.
●“대외 변수에 따른 금 가격 급등락에 유의해야”국제 금값은 15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미 뉴욕상업거래소에서 9월 인도분 금 선물 종가는 온스당 3682.2달러로 전 거래일 대비 32.8달러(0.9%) 올랐다. 금 현물도 이날 장중 온스당 3695.39달러까지 올라 사상 최고치를 찍었다.일반적으로 금 가격에 영향을 미치는 3가지 요인은 기준금리와 달러 가치 변화, 중앙은행의 수요다. 향후 미국을 비롯한 주요국들은 기준금리를 낮추는 완화적인 통화정책을 택할 것으로 점쳐진다.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는 달러 약세를 유발할 가능성이 크다. 이에 상대적으로 금 가격이 오를 수 있다.
또 세계 중앙은행들은 안정적인 자산으로 꼽히는 금을 꾸준히 매수하고 비축한 금을 쉽게 매도하지 않는 만큼 금값 상승세가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전형래 신한자산운용 매니저는 “금은 최근 수요가 유지되고 있어 안전자산 중에서도 더욱 주목받고 있다”며 “금값 상승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자 하는 투자자들에게는 금 현물 투자와 더불어 금채굴기업 투자도 매력적인 대안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관세 정책의 불확실성, 통화정책 방향의 전환 가능성 등 대외적인 변수가 여전해 금 가격 급등락에 유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진영 대신증권 연구원은 “유동성이 풍부하면 전통적 안전자산인 금보다는 성장주에 더 많은 기회가 있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이호 기자 number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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