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이 행정의 효율성을 대체하는 시대, 근로복지공단이 오히려 ‘인간’을 경영의 핵심 가치로 내걸었다. 근로복지공단은 기술이 진보할수록 이를 운용하는 인적 자원의 전문성과 감수성이 조직의 성패를 가른다는 판단에서다. 공단은 최근 교육과 인사 체계를 전면 개편하며 ‘인재 중심 경영’으로의 체질 개선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근로복지공단은 올해를 기점으로 조직 경쟁력의 핵심을 ‘인재’에 두는 경영 패러다임 전환을 본격화하고 있다. AI 전환 등 급변하는 공공기관 운영 환경 속에서 인재 경쟁력이 곧 조직 경쟁력이자, 국민에 대한 서비스 품질로 직결된다는 인식이다.
◇개원 15주년, 새 비전으로 새출발
공단 인재개발원은 지난 4월 8일 개원 15주년을 맞아 ‘NEW 비전 선포식’을 열었다. 새롭게 제시한 비전은 ‘탁월한 실력, 단단한 마음, 일하는 사람을 위한 인재플랫폼’이다.
이는 단순한 직무 능력을 넘어 변화 대응력과 문제 해결 능력, 나아가 심리적 안정과 회복력까지 갖춘 전인적 인재를 키우겠다는 의미다. 공단 전체의 비전인 ‘일하는 모든 사람의 행복 파트너’를 실현하기 위한 내부 역량의 근간을 다지는 작업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공단은 먼저 조직 기반을 손봤다. 지난해 5월 인재경영국을 신설했고, 올해 1월에는 인재개발원장을 본부장급으로 격상해 교육과 인재 전략을 총괄하는 컨트롤타워 기능을 대폭 강화했다.
교육 방식도 전면 개편됐다. AI 역량 교육은 △전 직원 대상 기초 교육 △실무자 중심 심화 교육 △AI 전문가 양성 교육의 3단계 체계로 운영하고 있다. 전 직원이 AI 원리를 이해하는 기초 과정을 거쳐, 실무자가 생성형 AI를 업무에 활용하는 심화 과정, 나아가 데이터 분석 기반의 시스템 고도화를 주도할 전문 인력을 양성하는 구조다.
직원 개개인의 수준과 역할에 맞는 맞춤형 학습도 가능해졌다. 직무교육은 기존의 장시간 집합 교육에서 벗어나, 모두 20분 이내 개인형·모듈형 콘텐츠로 개편했다. ‘찾아가는 현장 직무교육’도 대폭 확대해 교육의 접근성도 높였다. 단순히 지식을 전달하는 일회성 교육에서 벗어나, 현장의 실무 사례와 최신 기술 트렌드를 실시간으로 결합하는 ‘상시 학습 생태계’를 만들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공단은 직원의 심리적 건강과 회복력 강화에도 주목하고 있다. 빠른 변화 속에서 구성원이 소진되지 않고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장기적 조직 경쟁력의 토대라는 판단에서다. 산재보험, 고용보험, 의료지원 등 감정 노동의 강도가 높은 공공 서비스를 수행하기 위해선 직원 개개인의 마음 건강이 필수적이라는 설명이다.
공단 관계자는 “직원이 소진되지 않고 지속 가능하게 성장하는 게 조직의 장기적 경쟁력과 직결된다”며 “비전에도 있는 직원들의 ‘단단한 마음’은 국민에게 질 높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전제 조건”이라고 설명했다.
근로복지공단의 경영 패러다임 전환은 공공기관의 사회적 책임(CSR)과 궤를 같이한다는 평가를 받는다. 공단이 담당하는 산재보험, 고용보험, 산재의료 등 공공서비스는 모두 ‘일하는 사람’의 삶과 직결돼서다. 내부 인재의 역량이 높아질수록 서비스 품질이 향상되고, 그 수혜는 고스란히 국민에게 돌아가는 구조다.
AI 시대에 더욱 촘촘해지는 복지 사각지대를 메우고, 산재 근로자의 빠른 재활과 직업 복귀를 지원하는 데에도 탁월한 실력을 갖춘 인재의 역할은 결정적일 수밖에 없다.
박종길 근로복지공단 이사장은 “AI 기술이 고도화될수록 인간적 감수성으로 서비스를 최적화하는 인재의 역할은 더욱 중요해진다”며 “공단 구성원 모두가 국민의 삶을 실질적으로 지원하는 전문가로 성장할 수 있도록 인적 자원에 대한 투자를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곽용희 기자 ky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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