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혁신'한다더니…계파 갈등 '점입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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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혁신위원회가 안철수 위원장의 사퇴로 출범 직후 좌초하면서 당내 갈등이 심해지고 있다. 안 의원이 주장한 ‘인적 청산’을 두고도 계파 간 설전이 오가는 등 내홍이 점입가경으로 치닫고 있다. 당 지도부는 새 혁신위를 구성하겠다는 입장이지만, 다음달 전당대회를 앞두고 조직을 꾸리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도 제기된다.

송언석 당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는 8일 원내대책회의에서 “당의 변화와 쇄신을 바라는 당원과 국민에게 혼란을 드려 송구하다”며 “조속한 시일 내 신임 혁신위원장을 모시고 쇄신을 이끌 혁신위를 출범시키겠다”고 밝혔다. 10일까지는 새 혁신위원장을 선임하겠다는 게 국민의힘 방침이다.

안 의원은 전날 당 지도부가 인적 쇄신 요구 등을 거부했다며 위원장직에서 사퇴하고 전당대회 출마를 선언했다. 안 의원이 ‘인적 청산’ 대상으로 거론한 두 명은 권영세 전 비상대책위원장과 권성동 전 원내대표로 알려졌다. 지도부는 대선 백서 집필 등 책임을 규명하기 위한 절차가 우선이라는 취지로 대응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쌍권’(권영세·권성동) 지도부를 비롯한 구(舊)주류의 반발이 이어졌다. 권 전 원내대표는 이날 SNS에 “안 의원은 혁신위원장직을 돌연 사퇴하며 저와 권 전 위원장을 인적 청산 대상으로 지목한 뒤 차기 전당대회 출마를 선언했다”며 “어려운 상황 속 힘겹게 모은 혁신 에너지를 자신의 정치적 연료로 사용하는 것은 잘못”이라고 적었다. 권 전 위원장도 전날 SNS에 “일부 인사들이 자신의 이익 추구를 마치 공익인 양, 개혁인 양 포장하며 당을 내분으로 몰아넣는 비열한 행태를 보이는 점은 정말 개탄스러운 일”이라고 썼다.

비윤(비윤석열)·친한(친한동훈)계는 인적 쇄신 필요성에 무게를 싣고 나섰다. 당권 도전을 선언한 조경태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CBS 라디오에서 “지난 1월 윤석열 전 대통령 체포영장 집행 저지를 위해 (의원) 45명이 (관저 앞에) 갔다”며 “인적 청산의 대상이 대폭 늘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박정하 국민의힘 의원도 같은 날 MBC 라디오에서 “당이 곪아 있다는 것을 안 의원이 보여준 것 같다”고 말했다.

이슬기 기자 surug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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