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국민의힘의 대선 후보 교체 사태에 파고들며 외연 확장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이 후보는 국민의힘 경선에서 고배를 마시고 정계 은퇴를 선언한 홍준표 전 대구시장을 높게 평가하는 글을 썼고, 홍 전 시장 ‘책사’로 불리던 보수 성향 인사를 전격 영입했다.
이 후보는 12일 SNS에 ‘낭만의 정치인 홍준표를 기억하며’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그는 이 글을 통해 “홍준표 선배님은 상대 진영에 있는 분이지만 밉지 않은 분이셨다”며 “유머와 위트, 통합의 정신을 잊지 않는 진정한 정치가로서 많은 사람의 사랑을 받았다”고 썼다.
그러면서 “솔직히 이번 대선에서 홍 선배님 같은 노련한 정치가가 가장 부담스러운 상대였다”며 “선배님과 일합을 겨룬다면 한국 정치가 지나친 사법화에서 벗어나고 정정당당하게 선의의 경쟁을 펼칠 수 있지 않을까 기대도 해봤다”고 했다. 이어 “이 난국에 이념이나 진영이 국익과 국민 행복보다 중요하겠냐”며 “미국에서 돌아오면 막걸리 한 잔 나누자”고 덧붙였다.
민주당은 이날 홍 전 시장의 공약을 담당하던 이병태 KAIST 경영공학부 교수를 영입했다. 이 교수는 평소 민주당의 경제정책을 강하게 비판한 보수 성향 학자다. 이 교수는 SNS에 “호랑이 굴에 들어가서 상처뿐인 상태로 버려지더라도 경제적 자유를 위한 마지막 외침을 해 보고 사회적 기여를 끝내고자 한다”고 했다.
한재영 기자 jy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