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극장 무대 오르는 한국 현대무용의 '두 축'

13 hours ago 2

김성용 안무가 신작 ‘크롤’의 티저 이미지.  국립현대무용단 제공

김성용 안무가 신작 ‘크롤’의 티저 이미지. 국립현대무용단 제공

한국을 대표하는 두 현대무용 단체가 오는 11월 서울 국립극장에서 나란히 대작을 올린다. 고정된 서사가 없고 움직임 자체로 이야기를 만드는 공연이기에 관객은 더욱 순수하게 ‘춤’ 자체를 느낄 수 있다. 국립현대무용단은 8일과 9일 국립극장에서 ‘더블 빌: 김성용&윌리엄 포사이스’(더블 빌)를, 앰비규어스컴퍼니는 6일부터 9일까지 ‘더 벨트’를 한국 초연으로 선보인다.

더블 빌은 김성용 예술감독의 신작 ‘크롤’과 영국의 저명한 안무가 윌리엄 포사이스의 대표작 ‘하나의 편평한 것, 복제된’을 한 무대에서 감상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크롤은 안무가의 움직임 방법론인 ‘프로세스 인잇’을 바탕으로 구성된다. 춤의 본질에 다가가고자 했다는 게 김 감독의 생각이다. 이 작품에서 관객은 생존을 위한 치열한 노력, 버티고 나아가는 힘, 그 속에서 수많은 감정을 은유한 동작을 마주하게 된다.

하나의 편평한 것, 복제된은 포사이스 대표작으로, 네덜란드 댄스 시어터, 퍼시픽 노스웨스트 발레단, 슈타츠발레 베를린 등에서 레퍼토리화된 작품이다. 한국에서는 이번이 첫 무대다. 무용수들은 수십 개 금속 테이블 사이를 쉼 없이 가로지르며, 격렬하고 위태로운 움직임 속에서 ‘대위법적 구조’를 탐구하는 포사이스의 안무법을 소개한다. 무용수들 동선은 테이블 때문에 제한되지만 이런 제약이 공간 위·아래·사이를 나누는 새로운 움직임을 만들어낸다고 무용단 측은 설명했다.

안무가 김보람이 이끄는 앰비규어스댄스컴퍼니의 신작 더 벨트는 다음달 6일부터 국내 초연 무대를 연다. 지난해 영국 런던 코로넷 극장 초연 당시 다수 평단으로부터 별 다섯 개 만점을 받으며 화제를 모은 작품. 강렬하게 움직이는 신체 위에 테크노 사운드가 입혀지면서 압도적인 에너지를 선사한다는 평을 받았다.

무용수들의 몸은 반복과 변주의 리듬 속에서 극한의 신체력을 발산하며 긴장과 해방을 오가는 구성을 따른다. 영국 예술 전문매체 트레뷰셋은 “음악이 터져 나오는 순간, 런던에서 가장 핫한 클럽 한가운데로 들어갔다”며 “폭발하는 에너지에 몸을 가만히 둘 수가 없었다”고 묘사했다. 김 안무가는 “더 벨트는 정해진 아름다움을 보여주는 대신 관객 각자의 감각을 깨우는 질문을 던지는 작품”이라며 “예측 불가능한 여정에 국내 관객을 초대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해원 기자 umi@hankyung.com

Read Entire Artic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