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산 고등어의 '대반전'…노르웨이산 밀어낸 뜻밖의 이유 [프라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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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인 기후 변화와 어획 쿼터 제한 등으로 수산물 수급 불안정이 지속되면서 대형마트 수산 코너에도 원산지 구성에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21일 이마트에 따르면 올해(1∼5월) 고등어 매출을 분석한 결과, 국산 고등어 매출은 작년 동기 대비 49.4% 신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입 고등어 매출이 5% 감소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사진은 이날 서울의 한 대형마트 수산물 판매대. 연합뉴스

세계적인 기후 변화와 어획 쿼터 제한 등으로 수산물 수급 불안정이 지속되면서 대형마트 수산 코너에도 원산지 구성에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21일 이마트에 따르면 올해(1∼5월) 고등어 매출을 분석한 결과, 국산 고등어 매출은 작년 동기 대비 49.4% 신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입 고등어 매출이 5% 감소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사진은 이날 서울의 한 대형마트 수산물 판매대. 연합뉴스

기후 변화와 어획 쿼터 제한으로 국내 대형마트 수산물 매장의 원산지 지도가 바뀌고 있다. 가격 경쟁력을 앞세웠던 노르웨이산 고등어는 어획량 감소로 단가가 급등했고, 국산 고등어가 상대적으로 저렴해지면서 소비자 수요가 다시 국산으로 이동하고 있다. 새우는 동남아산 중심에서 페루산 비중이 커지는 등 주요 수산물의 공급처 다변화도 빨라지고 있다.

이마트, 국산 고등어 매출 '껑충'

21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이마트의 올해 1~5월 국산 고등어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9.4% 늘었다. 반면 수입 고등어 매출은 5.0% 감소했다. 롯데마트에서도 같은 기간 전체 고등어 매출은 20.8% 증가했지만, 수입산 고등어 매출 증가율은 4.0%에 그쳤다. 수입산 고등어의 가격 경쟁력이 약해지면서 국산 고등어를 찾는 소비자가 늘어난 영향이다.

수입산 고등어 가격 상승의 핵심 원인은 노르웨이산 공급 감소다. 노르웨이 정부는 올해 고등어 어획 할당량을 7만9000t으로 정했다. 2024년 21만5000t, 2025년 16만5000t이던 쿼터가 2년 만에 3분의 1 수준으로 줄었다. 국제해양탐사위원회(ICES)의 과학적 권고에 따른 조치다. 남획으로 고등어 자원이 줄어들면서 노르웨이 고등어는 2019년 해양관리협의회(MSC)의 지속가능어업 인증도 상실했다.

공급이 줄자 가격은 급등했다. 노르웨이산 냉동 고등어 수입 단가는 지난해 ㎏당 2달러 수준에서 올해 5월 6달러까지 세 배가량 뛰었다. 수입산 염장 고등어 1손 소매가격도 지난해 8149원에서 올해 1만701원으로 30% 넘게 올랐다.

반면 국산 고등어의 도매 단계 가격은 하락했다. 수산물 도매시장에서 중도매인이 소매상 등 유통업체에 판매하는 국산 냉동 고등어 10㎏ 가격은 지난해 5월 4만9348원에서 지난달 4만3771원으로 10% 이상 떨어졌다. 과거에는 노르웨이산이 크기와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대형마트 매대에서 강세를 보였지만, 올해는 국산 고등어가 가격 면에서도 우위를 보이는 상황이 됐다.

지난 19일 오후 10시 하나은행 기준 원·달러 환율이 1533원으로 표시됐다. 네이버 캡처

지난 19일 오후 10시 하나은행 기준 원·달러 환율이 1533원으로 표시됐다. 네이버 캡처

대형마트, 국산 물량 확보·할인 행사 이어가

대형마트들은 국산 물량 확보와 할인 행사로 수요 대응에 나섰다. 이마트는 해양수산부와 함께 국산 고등어 할인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올해 국산 고등어 비축량도 지난해보다 두 배 이상 늘려 가격 안정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동시에 새로운 산지 발굴도 추진하고 있다. 이마트는 오는 25일부터 칠레산 고등어를 판매한다. 칠레산 고등어는 노르웨이산보다 평균 크기가 크고, 가격은 절반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노르웨이산 고등어 가격 급등으로 생긴 대체 수요를 흡수하겠다는 전략이다.

다만 공급처 다변화만으로 수산물 가격 안정을 장담하기는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기후 변화와 어획 규제가 동시에 작용하는 만큼 특정 산지의 물량을 다른 산지로 대체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이유에서다.

새우도 동남아서 페루산 비중 늘어

새우도 원산지 구성이 바뀌고 있다. 기존에는 베트남과 인도 등 동남아산이 주력이었지만, 최근에는 페루산 비중이 빠르게 커지고 있다. 페루산 새우는 관세 부담이 없다는 점이 강점이다. 이마트는 지난해 34% 수준이던 페루산 새우 비중을 올해 70%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반면 뚜렷한 대체재가 없는 수산물은 가격이 올라도 수요가 쉽게 이동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롯데마트에 따르면 올해 1~5월 노르웨이산 연어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3.7% 늘었다. 러시아산 대게·킹크랩은 5.7%, 캐나다산 랍스터는 31.9% 증가했다. 가격 부담이 커졌지만 외식 대비 집에서 고급 수산물을 즐기려는 수요가 유지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기후 변화와 어획 쿼터 제한으로 특정 국가에 의존하던 수산물 조달 구조가 흔들리고 있다”며 “앞으로는 가격뿐 아니라 공급 안정성까지 고려해 산지를 다변화하는 경쟁이 더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권용훈 기자 fac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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