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주식 비중확대 찬반 팽팽
이미 국내투자 비중 42% 달해
연기금 정치 중립 훼손 지적도
국민연금은 26일 올해 들어 처음 기금운용위원회를 열고 국내 주식 투자 비중을 확대할지 논의한다. 코스피가 5000선까지 돌파하는 이례적 강세장을 이어가는 가운데 국민연금이 국내 주식 비중을 더 늘려야 하는지를 놓고는 찬반 의견이 팽팽하게 갈린다.
정부 유관 부처에 따르면 이번 기금운용위에서는 최근 자산 포트폴리오 현황을 점검하고, 국내 주식 비중과 관련한 방향을 논의할 예정이다. 기금운용위가 미리 정해둔 2026년 말 기준 국내 주식 비중은 14.4%다. 하지만 변동 허용치까지 감안하면 지난해 하반기 이후 이어진 코스피 랠리 영향으로 실제 비중은 19% 안팎까지 높아진 것으로 추정된다. 국민연금은 현재 자산별 목표 비중에서 ±5%포인트까지 조정을 허용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코스피 상승 흐름에 대응하기 위해 이탈 한도를 소폭 확대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만약 조정 한도가 1%포인트 늘어날 경우 국민연금의 국내 주식 매수 여력은 약 15조원 증가할 것으로 추정된다. 상승장에서 추격 매수에 나서진 않더라도 기계적인 매도를 당분간 막을 수 있다는 계산이다.
다만 이 같은 논의는 국민연금의 기조와 결이 다르다. 국민연금은 그동안 국내 주식 목표 비중을 꾸준히 낮춰왔다. 2019년 18%에서 지난해 14.9%까지 단계적으로 하향 조정됐다.
그럼에도 국내 주식을 늘리자는 주장이 힘을 얻는 배경에는 정책적 기대감이 깔려 있다. 국민연금이 국내 투자를 늘리면 정부가 추진하는 '생산적 금융' 기조와 맞물려 국내 기업에 더 많은 자금이 유입될 수 있고, 국민 자산 증대로도 이어질 수 있다는 논리다.
이재명 대통령도 지난 23일 울산 타운홀 미팅에서 '코스피 5000'을 언급하며 "국민연금이 우리나라 기업들 주식을 가지고 있는데 250조원 정도 (평가금액이) 늘어났다"고 했다.
반면 신중론도 만만치 않다. 국민연금 전체 자산 가운데 국내 투자 비중은 주식과 채권을 합해 이미 42%(지난해 말 기준)에 달한다. 특히 한국 증시는 반도체 비중이 높고 변동성도 큰 편이어서 장기적으로 보면 위험성이 높아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적지 않다. 박명호 홍익대 교수는 "코스피가 더 오를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면 수익성을 위해 약간의 '버퍼'(완충지대)를 더 줄 수는 있다"면서도 "단순히 코스피를 떠받치려는 정치적 목적으로 국내 주식 비중을 늘린다면 좋은 취지는 아니다"고 강조했다.
연기금업계에서는 정치적 압력이 장기 수익률을 훼손하고, 연기금의 투자 독립성을 침해할 수 있다고 반발한다. 익명을 원한 정부 고위 관계자는 "기금운용위를 전문성을 갖춘 인사들이 의사 결정을 주도하는 구조로 바꿀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정재원 기자 / 나현준 기자 / 김금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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