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몸에 구더기가 퍼질 정도로 방치된 끝에 숨진 ‘파주 부사관 아내 사망 사건’을 두고 법의학자가 “20년간 부검 중 두 번째로 충격적인 사례”라고 밝혔다.
유성호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법의학교실 교수는 지난 1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서 해당 사건을 언급하며 “얼마나 오랫동안 치명적으로 방치됐는지 보여주는 매우 드문 사례”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촉탁 법의관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유 교수는 피해자의 상태에 대해 “여성이 우울증 등 지병이 있었다고 해도 이렇게까지 진행되는 경우는 흔치 않다”고 설명했다.
이어 “같이 사는 사람이 있는데 몸이 괴사가 되고 구더기가 생겼는데도 모를 수 있느냐”며 “이건 단순한 방치를 넘어 유기, 나아가 ‘사망해도 괜찮지 않을까’라는 미필적 고의까지 의심되는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살아 있는 사람에게서 유충이 발견되는 사례는 교과서나 전쟁 상황에서나 언급되는 일”이라며 “이렇게 방치한 사건은 전 세계적으로 봐도 21세기 대한민국에서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의학적 소견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유 교수는 피해자의 CT에서 갈비뼈 골절 흔적이 확인됐으며, 일부에는 가골이 형성된 점을 들어 “물론 그 여성이 넘어졌을 수도 있지만, 구더기가 슬고 그대로 방치된 거 보면 외부 충격에 의한 게 아닐까라는 의심을 지울 수 없다”며 외부 충격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아울러 “마음의 병이 있다고 해서 욕창이 생기고 구더기가 생기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라며 “이는 인도적 차원의 문제로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해당 사건은 지난해 11월 경기 파주시에서 발생했다. 육군 부사관 A씨는 “아내의 의식이 혼미하다”며 119에 신고했으며, 현장에 출동한 구급대는 피해자가 전신이 대변 등 오물로 오염되고 수많은 구더기가 퍼진 상태였다고 진술했다.
피해자인 30대 여성은 병원으로 이송되는 과정에서 심정지 상태에 빠졌고, 이후 패혈증으로 숨졌다.
수사 결과 A씨는 아내가 공황장애와 우울증으로 거동이 어려워진 이후 약 8개월 동안 병원 치료나 적절한 보호 조치를 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피해자는 생전 “병원에 데려가 달라”, “죽어야 괜찮을까” 등의 내용이 담긴 글을 남긴 것으로 전해졌다.
군 검찰은 A씨를 중유기치사가 아닌 살인 혐의로 기소했다. 아내가 사망에 이를 가능성을 인지하고도 고의로 방치했다는 점에서 ‘부작위에 의한 살인’이 성립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현재 A씨는 “아내의 상태를 몰랐다”며 혐의를 부인하고 있으나, 국과수 부검의와 응급의학과 전문의 등은 법정에서 “현장 상태와 냄새 등을 고려하면 몰랐을 가능성은 낮다”는 취지로 증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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