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이버시 중심 검색 엔진 덕덕고(DuckDuckGo)는 최근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uropean Commission, EC)에 구글이 디지털 시장법(Digital Markets Act, DMA)에 따른 주요 의무를 준수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3가지 조사를 개시할 것을 요청했다.
덕덕고는 블로그 게시물을 통해 DMA에 따라 구글이 이행해야 할 의무를 설명했다. 익명화된 클릭 및 검색 데이터 공유, 선택 화면 구현, 사용자가 기본 검색 설정을 쉽게 변경할 수 있는 기능 제공이 포함된다.
덕덕고는 “안타깝게도 구글은 악의적인 준수 전략을 사용해 DMA를 약화시키고 있다. 구글은 위원회의 압박으로 인해 일부 의무를 선택적으로 준수하면서도, 다른 의무는 완전히 무시하거나 실효성이 전혀 없는 형식적인 준수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라고 주장했다.
덕덕고는 DMA의 의무가 구글의 시장 지배력에 대응하기 위해 설계됐다고 주장하며, 미국 대 구글 사건 결과와 유사점을 지적했다. 해당 사건에서 미국 판사는 검색 쿼리의 70%가 구글이 미리 로드한 액세스 포인트를 통해 유입된다는 점을 들어 구글의 규모와 유통 우위가 불법이라고 판결했다.
판사는 이를 “경쟁사에게 영구적인 규모와 품질 격차를 만드는 상황”으로 규정하며, 구글의 시장 지배력을 고착화한다고 설명했다. 미국 법무부는 현재 구글을 상대로 반독점 조치를 강화하고 있으며, 기술 산업의 판도를 바꿀 수 있는 중대한 판결을 추진하고 있다.
공정한 경쟁의 어려움
덕덕고의 추가 조사 요청은 오픈AI와 퍼플렉시티 AI(Perplexity AI) 같은 신흥 경쟁사가 구글의 시장 점유율에 도전하고 있는 가운데 이루어졌다. 덕덕고의 주장은 디지털 생태계에서 공정한 경쟁 환경을 조성하는 데 있어 지속적인 어려움이 존재함을 보여준다.
덕덕고는 게시물에서 DMA가 구글의 규모적 이점을 충분히 해결하지 못한다고 주장했다. 클릭 및 검색 데이터 공유는 중요한 첫 단계지만, 이 조치만으로는 경쟁력 있는 검색 엔진 시장을 조성하기에 부족하다는 입장이다.
사이버미디어 리서치(Cybermedia Research)의 산업 연구 부사장 프라부 람은 “구글의 DMA 준수에 잠재적인 공백이 있다는 것은 규제 당국의 철저한 감독 필요성을 강조한다. 이 주장이 입증된다면 유럽 내 경쟁 구도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라고 말했다.
그레이하운드 리서치(Greyhound Research)의 최고 애널리스트 겸 CEO 산칫 비르 고기아는 DMA가 광범위하고 복잡하고 해석의 여지가 많다며 “구글이 DMA를 준수하고 있는지는 여전히 논쟁의 여지가 있다. 구글이 공정 경쟁을 촉진하기 위한 몇 가지 변화를 도입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이 법안이 해석의 여지가 있는 만큼, 경쟁사로부터 논란 혹은 주장이 제기될 가능성은 열려 있다”라고 언급했다.
또한 고기아는 오픈AI와 퍼플렉시티 AI 같은 신흥 경쟁사가 검색 시장에서 입지를 확대하고 있는 만큼, 구글에 대한 규제 조치가 이들 신흥 경쟁사가 구글의 지배력에 가하는 도전까지 고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애널리스트들은 구글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특정 전략을 사용할 가능성을 제기했다. 예를 들어, 익명화된 검색 데이터를 라이선싱하되, 쿼리의 상당 부분을 제외하는 방식을 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접근 방식은 법적 요구 사항을 기술적으로 준수할 수는 있지만, 규정의 본래 의도를 훼손할 위험이 있다.
사이버미디어 리서치의 람은 “결국 기존 강자가 유리한 환경에서 사용자 선택의 진정성을 훼손할 수 있다. EU 규제 당국이 이런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은 다른 게이트키퍼의 행동을 좌우하고 글로벌 경쟁 정책의 중요한 선례를 설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덕덕고는 게시물에서 구글이 규칙을 우회하기 위해 허점을 악용했다고 경고하면서 전 세계 규제 당국에 DMA의 이행 여부를 조사할 것을 촉구했다. 또한 구글이 발전과 공정한 경쟁을 방해할 수 없도록 규제 당국이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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