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가자전쟁 터지자 이스라엘軍에 AI 기술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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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P 내부문건 보도…‘사람에 해 끼치면 안된다’ 내규 어긴 셈

AP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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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이 가자 전쟁 초기부터 이스라엘 국방부와 이스라엘군(IDF)에 자사의 인공지능(AI) 기술을 제공해 온 것으로 나타났다고 미 워싱턴포스트(WP)가 22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WP가 확보한 구글 내부 문건에 따르면 이스라엘 국방부는 구글에 기업용 인공지능(AI) 플랫폼 ‘버텍스’을 빠르게 확대하려고 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가 2023년 10월 7일 이스라엘을 급습한 뒤 몇 주 뒤, 구글 클라우드 부서 소속 직원은 이스라엘 국방부의 ‘AI 기술 접근 확대 요청’을 더 적극적으로 검토해달라고 상부에 요청했다.

또 다른 직원은 “우리 회사가 IDF에 더 많은 접근 권한을 부여하지 않으면 그들은 경쟁사인 아마존에 의존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구글과 아마존은 2021년 이스라엘 정부에 클라우드를 제공하는 ‘프로젝트 님부스’ 계약을 맺은 바 있다. 다른 문서에는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가자 지구 대부분이 폐허가 된 지난해 11월에도 IDF가 구글의 생성형 AI 서비스인 ‘제미나이’ 등 최신 AI 기술을 요청해 왔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구글은 공식적으로 “사람에게 해를 끼치는 사용에 기술을 적용하지 않겠다”는 AI 정책을 택하고 있으며, 이스라엘의 군사 안보 당국과 거리를 두고 있다. 과거 님부스 계약이 논란이 되자 “무기나 군사정보와 관련된 매우 민감한 군시기밀자료를 대상으로 하지 않는다”라고 해명한 바 있다.

하지만 WP는 이날 공개한 문서들을 바탕으로 “실제로는 직원들이 이스라엘 정부와의 계약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냈음에도 불구하고 구글이 개전 초기부터 이스라엘군을 직접 지원해 왔다”고 지적했다. 구글은 지난해 님부스 계약이 팔레스타인인들에게 해를 끼칠 가능성이 있다고 항의한 직원 50여 명을 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구글 직원은 WP에 “지난해 여름 직원 100여 명이 관리자와 인권 담당 부서에 이메일을 보내 ‘이스라엘군과의 협업을 재고해달라’고 요청했지만 무시당했다”고 말했다.

이스라엘 국방부가 AI 기술을 가자 전쟁에 구체적으로 어떻게 사용했는지는 이번 문서에서 드러나지 않았다. 다만 개비 포트노이 이스라엘 국가사이버국장은 지난해 한 콘퍼런스에서 “님부스 계약 덕분에 전투 중에 놀라운 일들이 일어나고 있다”라며 AI 기술이 전쟁에서 이기는 데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언급했다. IDF는 자체 개발한 도구 합소라(Habsora)로 가자지구의 폭격 목표물 수천 개를 선별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홍정수 기자 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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