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스타in 김보영 기자] 교황청이 지난 21일(한국시간) 프란치스코 교황의 선종을 발표하면서, 교황 선출제도를 다룬 영화 ‘콘클라베’(감독 에드워드 버거)를 비롯해 교황을 소재로 다룬 영화들에 다시금 이목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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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청 궁무처장인 케빈 페렐 추기경은 지난 21일(현지시간) “프란치스코 교황이 오늘 오전 7시 35분에 아버지의 집으로 돌아가셨다”며 88세로 선종했다고 발표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2013년부터 약 12년간 전 세계 14억 가톨릭 신자를 이끌어왔다. 그는 지난 2월부터 호흡기 질환으로 로마 제멜리 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아왔다. 입원 중 상태가 악화하기도 했찌만 지난 3월 23일 38일간 입원 생활을 마치고 퇴원하는 등 건강 상태가 호전된 모습을 보여줬던 만큼 그의 선종 소식에 전 세계가 슬픔에 잠겼다. 최근 부활절을 맞아 행사에 참석하는 등 활동을 재개한 모습도 눈길을 끌었다.
교황 선종 소식이 들린 직후, 21일 오후 X(구 트위터) 실시간 트렌드에는 ‘프란치스코’와 함께 ‘콘클라베’가 나란히 검색어 순위 1, 2위에 등극해 눈길을 끌었다. 콘클라베는 새로운 교황을 선출하는 선거제도를 일컫는 용어다. 특히 교황 선종 후 새로운 교황 선출 과정에서 불거진 다툼과 음모, 배신 등을 다룬 영화 ‘콘클라베’가 앞서 비슷한 시기 개봉해 더욱 주목받고 있다. 국내에서 이 영화는 지난 3월 5일 개봉했다. 교황 선출제도인 ‘콘클라베’의 뜻을 궁금해하는 누리꾼들부터 교황 선종에 앞서 영화 ‘콘클라베’를 이미 관람한 관객들이 교황 선종 소식 직후 이 영화에 관심을 집중했다.
에드워드 버거 감독이 연출한 ‘콘클라베’의 시놉시스와 줄거리도 현실의 상황과 비슷하다. 모두의 존경을 한몸에 받던 교황이 선종하면서 140명의 추기경들이 새로운 교황 후보로 교황청에 모여 감금된 채로 새로운 교황을 위한 투표를 실시한다. 최다득표가 일정 정족수에 달하지 않으면 투표룰 다시 진행한다. 그렇게 정족수를 충족한 최다 득표로 새 교황이 선출될 때까지 후보들은 감금된 채로 무한 투표를 실시한다. 이 영화는 세간에 잘 알려져 있지 않던 교황 선출 과정을 자세히 다뤄 영화계의 주목을 받았다. 특히 신성한 종교 조직에도 예외없는 파벌의 존재, 파벌 간 정치 다툼과 음모, 배신 등을 세밀히 그려 스릴러로서 높은 완성도를 보였다는 극찬을 받고 있다. 동명 소설이 원작으로, 올해 열린 제97회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을 비롯한 해외 유수 영화제, 시상식 후보로 이름을 올려 트로피 레이스를 펼쳤다.
‘콘클라베’는 국내 영화 팬들까지 사로잡으며 호평과 함께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지난 3월 5일 개봉 이후 지난 21일까지 누적 관객수 27만명을 넘어섰다. 해외 독립예술영화로는 이례적으로 30만명에 가까운 관객들을 사로잡았다. 특히 ‘콘클라베’의 관객들 사이에선 ‘교황 프로듀스 101’이란 신조어와 함께 N차 관람 열풍도 불었다. 덕분에 개봉 한 달이 지난 현재까지도 독립예술 극영화 박스오피스 상위권을 유지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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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콘클라베’ 스틸컷. |
프란치스코 교황의 인품과 인류애를 조명한 영화 ‘두 교황’(2019)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두 교황’은 국내에서 2019년 12월 극장 개봉 후 같은 달 넷플릭스로도 공개됐다. 영화는 자진 퇴위로 세계를 놀라게 한 교황 베네딕토 16세와 그의 뒤를 잇게 된 프란치스코 교황의 이야기를 다룬다. 연극 ‘두 교황’을 원작으로 영화로 각색해 ‘시티 오브 갓’, ‘콘스탄트 가드너’를 연출한 메이렐레스 감독이 연출했다. 원작 연극은 이탈리아에서만 다섯 번 상연되고 국내에선 2022년 무대에 오른 바 있다.
‘두 교황’은 유럽 출신이 아닌 대륙에서, 그것도 남미에서 첫 교황이 탄생한 드라마틱한 순간을 담아낸다. 특히 위험한 지역에까지 관심을 기울이며 가난하고 힘없는 이들의 편에 서왔던 프란치스코 교황의 인류애를 가장 잘 느낄 수 있는 작품으로도 평가된다. 자진 사임으로 바티칸 교황청을 뒤흔든 교황 베네딕토 16세와 그 뒤를 이어 새로운 교황에 선출된 프란치스코 교황이 함께하는 시간을 그리면서, 서로가 너무 다르고 세간에 알려지지 않아 잘 알지 못했던 이들의 비밀스러운 관계성과 신뢰를 뭉클하게 표현해냈다. ‘두 교황’ 외에 ‘우리에겐 교황이 있다’란 이탈리아 작품도 있다.
이번 프란치스코 교황의 선종 소식에 영화 ‘콘클라베’, ‘두 교황’ 등 관련 작품들을 향한 관심이 다시 살아날지도 주목된다. 특히 선종 소식이 전해지기 전 ‘콘클라베’ 국내 수입사 측은 ‘N차 관람객’을 위한 포스터 증정 이벤트를 앞두고 있던 상황이었다. ‘콘클라베’ 수입사 측은 오는 23일부터 아카데미 기획전 증정 ‘프렌치 포스터’ 그리고 CGV 위너 상영회를 통해서도 포스터를 증정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