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韓계엄 걱정… 차기후보? 웃고 넘겼다”

5 hours ago 3

유흥식 추기경 한국 언론과 인터뷰
“프란치스코, 한국에 각별한 애정… 세월호 참사도 마음에 품고 계셨다”
오늘 바티칸서 장례 미사 엄수
트럼프-젤렌스키 등 25만명 참석

24일(현지 시간) 바티칸 교황청 성직자부 청사에서 유흥식 라자로 추기경은 최근 자신이 차기 교황 유력 후보 중 한 명으로 언급된 것에 대해 “영광스럽지만 감히”라며 웃어넘겼다. 독자 제공

24일(현지 시간) 바티칸 교황청 성직자부 청사에서 유흥식 라자로 추기경은 최근 자신이 차기 교황 유력 후보 중 한 명으로 언급된 것에 대해 “영광스럽지만 감히”라며 웃어넘겼다. 독자 제공
“교황께서는 ‘한국에서 어떻게 이런 일이 벌어질 수 있느냐’고 물으셨어요.”

교황청에 따르면 성직자부 장관인 유흥식 라자로 추기경은 24일(현지 시간) 한국 언론과의 간담회에서 사흘 전 선종한 프란치스코 교황이 지난해 12월 윤석열 전 대통령의 불법 계엄 선포 당시 “빨리 잘 해결되길 바란다”며 한국 걱정을 많이 했다고 전했다.

유 추기경은 그간 한국 언론의 인터뷰 요청을 여러 차례 고사하다 이날 바티칸 교황청 성직자부 청사에서 한국 기자들을 만났다고 한다. 그는 “교황 선종이라는 큰일을 계기로 교황청 사람으로서 감사한 마음으로 소식을 전하고 싶다”고 밝혔다. 또 프란치스코 교황의 한국에 대한 애정이 각별했다고 소개했다.

유 추기경은 “(2014년 4월) 세월호 참사가 일어난 지 5일 뒤 말씀드렸는데 (교황이 이미) 마음속에 품고 계셨다”며 “(그래서 같은 해 8월 교황의 방한 때) 서울공항에 세월호 유족 대표도 나왔고 여러 일들이 있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교황 선종 뒤 온라인에선 2014년 8월 방한한 교황이 세월호 참사 유족들을 위로한 장면이 다시 화제가 되고 있다.

교황은 이산가족의 아픔에도 큰 관심을 기울였다. 유 추기경은 “교황은 ‘같은 형제, 자매가 어떻게 60년, 70년 이렇게 (떨어져 사는) 불행이 있느냐’라고 하시며 ‘북한에 가고 싶고, 언제든 불러주면 가겠다’고 하셨다”고 말했다. 이어 “교황은 북한에 인도적 지원을 하고, 전쟁과 평화는 구별하라고 하셨다”고 덧붙였다.

유 추기경이 차기 교황 유력 후보 중 한 명으로 꼽힌 데 대해선 “영광스럽지만 감히”라고 말을 흐리며 “하하하 웃고 넘겼다”고 했다. 그는 최근 이탈리아 최대 일간지 코리에레델라세라가 꼽은 차기 교황 유력 후보 12명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해 12월엔 영국 주간지 이코노미스트도 유 추기경을 차기 교황 유력 후보로 거론했다.

26일 오전 10시(현지 시간·한국 시간 오후 5시) 바티칸 성베드로 광장에서 열리는 교황 장례식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등 각국 정상들과 신자 등 25만여 명이 참석할 것으로 보인다. 장례 미사는 추기경단 단장 조반니 바티스타 레 추기경이 주례하며, 전 세계에서 모인 추기경과 주교, 사제들이 공동 집전한다. 과거에는 장례 미사를 마친 뒤 세 겹으로 된 삼중관 입관 절차를 거쳤지만, 교황이 장례 예식을 대폭 간소화함에 따라 이 과정이 사라졌다. 개정된 장례 예식서에 따라 교황의 시신은 삼중관 대신 아연으로 내부를 덧댄 소박한 목관 하나에만 안치된다. 교황은 유언에 따라 성베드로 대성당이 아닌 이탈리아 로마의 산타 마리아 마조레 대성당에 안장된다.

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
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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