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 80주년’ 1900년 파리 만국박람회 출품 태극기, 서울서 첫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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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 만국박람회 태극기.

파리 만국박람회 태극기.
빛바래 누런 광목에 빨강, 파랑 물감으로 태극과 사괘가 선명히 그려졌다. 1900년 프랑스 파리 만국박람회에 출품된 것으로 추정되는 대한제국의 국기다. 세계 열강의 깃발 사이에서 자주독립국을 표방하며 펄럭였을 이 태극기에선 간절함과 당당함이 묻어난다.

이 태극기는 프랑스 국립기메동양박물관에서 소장해온 문화유산. 8일 서울 종로구 대한민국역사박물관에서 개막한 광복 80주년 특별전 ‘태극기, 함께해 온 나날들’을 통해 국내에 첫선을 보인다. 11월 16일까지 열리는 이번 특별전은 ‘대한민국임시의정원 태극기’를 비롯해 태극기 18점과 관련 자료 약 210점을 소개한다.

한수 대한민국역사박물관장은 “1883년 조선의 공식 국기로 선포된 이래 태극기는 국가의 상징을 넘어 우리를 이어주고 역사를 기억하게 한 기호였다”며 “관람객 스스로가 역사의 주인임을 깨닫는 기회가 바란다”고 밝혔다.

대한민국임시의정원 태극기.

대한민국임시의정원 태극기.
올해 80주년 8·15 광복절을 맞아 전국에서 기념 전시들이 다채롭게 열린다. 부산 남구 국립일제강제동원역사관에서는 특별전 ‘귀환’이 12일 개막한다. 해방 이후에도 고국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일본과 중국, 사할린 등에 남겨졌거나 죽을 고비 끝에 귀환한 강제동원 피해자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역사관 측은 “개인의 일상 회복보다는 사회 질서 유지를 우선시한 시대였기에 ‘잠재적 위험 요소’로 여겨지고 통제됐던 귀환 대상자들의 목소리를 알리고자 한다”고 했다.

이 전시에선 역사관이 최근 10년간 채록한 피해자들의 구술과 관련 기록, 이를 토대로 제작한 영상 등이 공개된다. 강제동원지 중에서도 험하기로 악명 높았던 일본 훗카이도의 탄광에 끌려간 조선인 귀환 대상자 1023명을 기록한 ‘귀선자 명부’, 중국에 남겨진 일본군 ‘위안부’ 피해 생존자의 초상과 증언 등을 아우른다. 전시는 10월 31일까지.

서울 종로구 이회영기념관에선 여성 독립운동가의 활약상을 재조명한 체험형 전시 ‘목소리’가 9월 7일까지 진행된다. 기념관 앞마당에 설치된 8개의 조형물에 귀를 대면 연극 배우들이 각 독립운동가의 시점으로 연기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

평양 을밀대 지붕 위에서 고공농성을 벌인 강주룡(1901~1932)은 “그해 1931년 5월 새벽 나는 대동강 언덕 높은 정자 을밀대 지붕 위로 기어 올라갔어”라느 대사가 나온다. 시베리아 일대에서 독립운동을 펼친 김알렉산드라(1885~1918), 3·1운동 당시 수원 만세투쟁을 이끈 김향화(1897~?) 등 8명의 목소리가 담겼다.

이지윤 기자 leemai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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